HD현대중공업, 美 MRO 시장 진출위한 사전협약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계약을 위한 일종의 '자격증'을 얻으면서, MRO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이번에 미 해군과 맺은 MSRA는 향후 5년간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사전협약이다. 미국은 규정상 MRO에 입찰하려는 민간 조선소를 사전 점검하는 개념으로 MSRA를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미 해군에 MSRA를 신청했다. 미 해군은 올해 1월 시설 및 품질 실사를 실시했고, 3월과 5월에는 각각 보안 실사와 재무 실사까지 마쳤다. 모든 실사가 순조롭게 끝나면서 미 해군과 MSRA를 체결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 함정 MR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계획이다. 앞서 필리핀에서 MRO 입찰을 한번 따낸 경험이 있는만큼 미국에서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서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 MRO 계약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울산HD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은 함정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아시아, 남미 등으로 MRO 시장을 확대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내에서의 성과가 다른 권역에서의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