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펠로시부터 클루니까지…거세지는 '바이든 사퇴론'

상원의원 중에서도 첫 공개 사퇴 요구
바이든, 11일 단독 기자회견…대본 없이 답변
사진=EPA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요구에 바이든이 완주 의지로 맞서는 가운데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도 10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해 입장 변화를 보여 ‘바이든 사퇴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에서도 이날 처음 바이든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미 대선 후보 TV토론 후 민주당에서 바이든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의원은 상·하원을 합쳐 10명으로 늘어났다.

등돌리는 민주당 우군들

이 날 CNN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곁을 지켜온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인터뷰를 통해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일”이라면서도 “시간이 없어 우리는 그가 그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그간 바이든 고령 논란에 선을 그으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놓고 재고할 시간이 아직 존재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이후 펠로시 전 의장은 별도 성명을 통해 “출마 재고를 촉구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같은날 민주당 상원의원 중에서도 공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이 나왔다. 버몬트주 민주당 상원의원인 피터 웰치는 WP에 게재한 기고에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바이든이 하차하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왜 출마를 원하는지 이해한다”면서도 “한 때 트럼프에게서 우리를 구해냈지만 자신이 최선의 후보인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웰치 의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유능하고 검증된 지도자”라며 “당에는 젊고 활력이 넘치는 민주당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있다”고 썼다. 앞서 콜로라도 상원의원인 마이클 베넷이 지난 9일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긴 했지만 바이든 사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이날 악시오스도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기부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 외에도 민주당 대선 티켓을 열어두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바이든이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정치적·개인적 입지를 가진 정치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슈머 원내대표는 해당 보도 후 성명을 내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밖에선 연예계 거물들까지 바이든 사퇴 요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에 앞장섰던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우리는 이 대통령으로 11월에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하원도 이기지 못하고, 상원도 뺏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NATO 단독회견 ‘승부수’

바이든 대통령은 거세진 사퇴 요구에 맞서 11일 단독 기자회견을 열어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저녁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고령 논란을 잠재우고, 대선 후보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내 사퇴 압박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까지 완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짤막한 연설과 함께 기자 질문에 대본없이 답변에 나설 계획이다. 사퇴론을 잠재울지 더욱 확대시킬 지 이번 기자회견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ATO회원국 외교관들도 이 자리에 착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젠 오말리 딜론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과 마이크 도닐론 수석 고문 등 캠프 핵심 인사들은 같은날 민주당 상원의원단과 만나 현재 상황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