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수요 몰린다"…美 은행주 '7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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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올 들어 26.2% 급등미국 은행주들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일제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리가 내리면 대출 수요가 늘어나 은행의 핵심 수입원인 이자 수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웰스파고도 두 자릿수대
금리 내리면 순이자수익 증가
규제완화 기대 겹치며 '활기'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씨티그룹은 0.65% 오른 66.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26.2%에 달한다. 골드만삭스(23.3%) 뱅크오브아메리카(23.13%) 웰스파고(21%) JP모간체이스(20.7%) 등 다른 대형 은행주들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미 은행주들이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물가상승률이 2%에 완전히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3%로 점치고 있다.
금리 인하 시 예금 비용은 줄고 대출 수요는 늘어나 미국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인 순이자수익이 커질 수 있다. 미국 대형 은행은 올 들어 대출 이자 수익보다 예금 이자 비용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해 왔다. 일반적으로 고금리 환경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을 키워 은행에 유리하지만,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은행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Fed는 은행들의 자본 규제와 관련한 ‘바젤 III’ 최종안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자본을 대형 은행 기준으로 기존보다 평균 16% 이상 인상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자본 보유 비중을 5% 높이는 수준으로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은행주인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은 1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씨티그룹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1.3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고의 2분기 EPS 추정치도 전년 동기 대비 2.7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리카 나자리안 UBS 연구원은 “은행주들은 7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은행주들이 골디락스(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