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퇴출된 인보사…'7전8기' 끝에 美허가 눈앞

3상 투약 마친 코오롱티슈진
18년 만에 신약 임상시험 완주

한때 성분논란…주식거래 중지
FDA "안전성에 문제없다" 결론
"3상 성공가능성 높다" 자신감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옛 인보사케이)를 개발하는 코오롱티슈진이 미국에서 10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투약을 마쳤다. 부작용과 효능을 보는 추적 관찰과 품목허가신청(BLA) 절차만 남아 신약 개발 완주가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은 무릎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TG-C의 임상 3상 투약을 종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추적 관찰 기간은 2년이며 이 기간에 품목허가를 위한 준비를 병행해 미국 승인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TG-C는 염증을 줄여주는 유전자가 든 세포와 연골세포를 혼합한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업계에서는 TG-C의 임상 3상 투약 완료를 두고 ‘7전 8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임상 3상을 시작해 투약 완료까지 꼬박 11년이 걸렸다. 우여곡절도 겪었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 임상 1상을 시작해 2010년 임상 2상, 2014년 임상 3상에 진입할 때까지는 비교적 순탄했다. 2017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를 받으며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식약처의 문턱을 넘는 데는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가 근거가 됐다. TG-C를 투약한 환자는 무릎의 기능이 개선되고 통증이 줄어드는 게 입증됐다. 코오롱티슈진은 같은 해 코스닥시장에도 입성했다.

하지만 2019년 파국을 맞았다. 임상 약에 허가 내용과 다른 세포가 섞여 들어갔다는 게 밝혀지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3상을 전격 중단시켰다. 문제의 세포가 종양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지를 둘러싸고 업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 여파로 코스닥에 상장된 코오롱티슈진의 주식 거래가 중지됐다.FDA는 1년가량의 조사 끝에 2020년 TG-C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허용했다. 식약처와 달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 결정으로 코오롱티슈진은 문제가 된 세포가 그대로 들어간 임상 약을 그대로 썼다. 이를 계기로 코오롱티슈진의 거래 중지가 풀렸다. 거래 중지된 지 3년5개월 만인 2022년 10월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TG-C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자신하고 있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이미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미국 임상 2상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것으로 보여 임상 3상의 성공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상 2상 장기 추적에선 TG-C를 맞은 환자 중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가 많지 않았다. 2010년께 TG-C를 투약한 골관절염 환자 5명 중 4명은 지난해까지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