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세계 최초 월드 클래스 화가, 티치아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티치아노의 자화상.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1488~1576)는 세계 최초 ‘월드 클래스’ 화가였다. 지금은 ‘르네상스 3대 천재’로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조차 당대 국제적인 명성은 티치아노에게 한참 못 미쳤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이자 스페인 왕인 카를 5세,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 등 유럽 각국의 왕은 그의 그림을 한 점이라도 더 갖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티치아노가 떨어뜨린 붓을 카를 5세가 주워주며 했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자네 정도면 황제의 시중을 받을 자격이 있어.”
카를 5세의 기마상.
티치아노는 ‘캔버스에 유채’ 기법을 발전시키고 널리 보급한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전까지 유화는 주로 나무판에 그렸는데 티치아노 등 베네치아 화가들이 배의 돛을 만드는 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캔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의 그림은 풍부하고 생기 있는 색채로도 유명하다. 최고의 물감 재료를 입수해 풍부한 색채를 표현해냈고, 물감을 얇게 여러 번 바르는 기법(글레이징)으로 유화 표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
티치아노의 작품은 300여 점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 박물관에 있다. 간혹 경매에 나올 때는 고가에 낙찰된다. 지난 2일 크리스티 영국 런던 경매에서 역대 티치아노 작품 중 최고가인 1750만파운드(약 308억원)에 낙찰된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이 단적인 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