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의 역발상 "방글라에 K패션 전진기지"

영원무역 50주년 맞아 제2 창업
세계적 섬유 R&D센터 운영키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11일 서울 퇴계로에 있는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출시한 ‘팀코리아 레플리카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글로벌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영원무역이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사진)은 11일 “방글라데시에 직조, 프린팅, 디자인 등 분야별로 일곱 개 R&D센터를 완공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섬유, 의복 디자인 커리큘럼을 갖춘 대학 수준의 교육기관도 설립하기로 했다. 성 회장은 “국내 대학은 물론 세계 유수 대학과 협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영원무역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술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R&D센터를 짓는 방글라데시는 영원무역 의류 생산량의 약 60%를 담당한다.
맨손으로 시작해 매출 4조원대의 글로벌 ODM 업체를 일군 성 회장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증유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이렇게 큰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각 분야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어떤 대책도 세우고 실행할 수 없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설리/오형주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