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상폐 급증…상반기 벌써 8곳

정규시장 상장 전 주식시장
의견거절·비용 부담에 짐 싸
정규 상장 전 주식 시장인 코넥스시장에서 외부감사인 의견 거절, 상장 유지비용 충당 어려움 등 부정적 사유로 상장 폐지되는 기업이 최근 늘었다. 반대로 이전상장, 피흡수합병 등 경영적 판단에 따른 상장 폐지는 줄었다. 정규 상장의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코넥스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넥스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은 8곳이다. 이 중 부정적 사유로 인한 상장 폐지는 절반인 4곳이다. 베른, 젬, 피노텍 등 3곳은 이 기간 외부감사인의 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디피코는 재작년 감사의견 거절과 작년 사업보고서 미제출 문제가 겹쳐 짐을 쌌다.부정적 사유로 코넥스시장에서 상장 폐지되는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5곳, 2022년 7곳, 2023년 10곳 등이다. 반대로 이전상장 등 경영적 판단에 따라 상장 폐지된 코넥스 기업은 2021년 14곳, 2022년 6곳, 2023년 7곳, 올 상반기 4곳 등으로 감소했다.

자진해서 코넥스시장을 떠난 곳도 많다. 지난해 데이드림엔터와 청광건설이 그런 사례다. 이들 기업이 자진 상장 폐지한 건 상장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시장에 남아 있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코넥스시장이 침체하다 보니 적정한 가격 형성이 안 되고 증자도 쉽지 않다”며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이 시장에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해 자발적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