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도, 프로틴바도 '여심저격'

애슬레저 시장 규모 3.5조 돌파
유니폼 패션 '블록코어'도 인기
여성 운동보조식품 매출 2배로
헬스장 ‘근육남’들이 즐겨 입는 짐(gym)웨어 브랜드 에이치덱스는 최근 금발 8등신 미녀 인형으로 유명한 바비와 손잡고 여성용 짐웨어를 내놨다. 짐웨어 브랜드에서 분홍색 바비 로고가 크게 박힌 티셔츠를 내놓은 건 그만큼 여성 스포츠 인구가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이 협업 제품은 여성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1차 물량이 완판됐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운동하는 여성이 늘면서 국내 애슬레저 시장도 매년 커지고 있다. 2016년 1조5000억원 규모이던 애슬레저 시장은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조원으로 두 배가 됐고 지난해에는 3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레깅스로 유명한 젝시믹스, 안다르 등 대표 애슬레저 브랜드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국내 1위인 젝시믹스의 지난해 매출은 2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늘었고 안다르 매출도 2026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풋살, 축구 등 구기 스포츠에 여성의 관심이 커지면서 일명 ‘축구복 패션’이라고 불리는 블록코어도 인기다. 이랜드월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가 이번 봄·여름 시즌부터 남녀 공용으로만 출시하던 블록코어 제품(사진)에 여성 전용 라인을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 블록코어 제품 판매량 중 절반이 여성 전용 제품이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크롭·슬림핏 등 여성용 디자인을 확 늘렸다”고 말했다.

단백질바와 프로틴 음료 등 운동 보조식품을 구매하는 여성 고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CU에 따르면 올해 1~6월 단백질, 프로틴 관련 상품을 구입한 여성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7.6%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고객 매출 증가율(33.7%)의 세 배 가까운 수치다.CU 관계자는 “기존 단백질 상품 시장에서는 남성 고객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건강 관리, 미용 등의 목적으로 단백질 상품을 소비하는 여성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