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韓 도넘은 비방전에…보다못한 국힘 선관위 '옐로카드'

"비방·인신공격 금지 조항 위반"
양측에 제재 공문 발송했지만
TK 합동연설회서도 신경전
元 지지율 하락…羅 순위 역전
< 어색한 기류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후보. /뉴스1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에게 첫 공식 제재 조치를 내렸다. ‘비방전이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두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당 선관위는 전날 2차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며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각각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정 경쟁 의무’와 ‘후보자 비방 및 흑색선전·인신공격·지역감정 조장 행위 금지’ 등의 조항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에게 제일 걱정을 많이 끼치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 말이 들린다”며 후보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학교폭력 피해자에게도 경고를 주느냐”며 반발해 이의 조치를 신청하기로 했다.선관위 제재에도 양측의 상호 비판은 사라지지 않았다. 원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영화 ‘대부’ 대사)”라며 간접적 공세를 이어갔다. 한 후보는 “원희룡의 정치는 청산해야 할 구태 정치”라는 표현을 넣어 정견 발표 원고를 준비했으나 현장에서는 이를 읽지 않았다. 나경원 후보는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와 TK 지역 에너지산업 발전 등 민생 정책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두 후보 간 격한 비방전은 원 후보에게 특히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의 57%는 한 후보를 꼽았다. 이어 나경원(18%) 원희룡(15%) 윤상현(3%) 후보 순이었다. 2주 전 조사보다 원 후보의 지지율은 4%포인트 내렸고, 나 후보는 4%포인트 올라 순위가 바뀌었다. 한 후보 지지율은 같은 기간 2%포인트 상승했다.

대구=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