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하며 살겠다"…울산 팬에 사과한 홍명보 아내

홍명보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 맡기 위해 울산 HD 떠나
지난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이 구단을 떠난 가운데 팬들은 SNS에 홍 감독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홍 감독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 일일이 사과 댓글을 남겨 네티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울산 HD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1년 울산 HD 감독 부임 이후 2년 연속 우승과 2025 클럽월드컵 진출을 일궈낸 홍명보 감독이 울산 HD를 떠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홍 감독과 함께한 모든 시간 동안 울산 HD는 놀라운 발전과 성장을 이뤘다"며 "감독이 보여준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며, 앞날에 행복과 성공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울산 팬들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팬들의 댓글에 '죄송하다는 내용의 답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답글 작성자를 홍 감독 아내로 추정했다. 홍 감독을 '남편', '가족'으로 칭했기 때문이다.
사진=울산 HD 인스타그램 캡처
사과 댓글을 남긴 네티즌 A씨는 "응원은 못 하겠습니다만 함께 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라는 댓글에 "응원받을 자격 없습니다. 부정만 안 해주신다면 저희도 좋은 시간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라고 답했다. A씨는 "영원히 고통받길"이라는 댓글에도 "고통은 저희가 받을 테니 이젠 즐거운 일만 생기길 기도드린다"며 저자세로 일관했다.

A씨의 댓글을 본 팬들은 "가족에게는 죄가 없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으시겠죠. 남편의 가시밭길을 함께 걷고 응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라며 그를 위로했다.지난 8일 홍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감독 부임설'을 부정해왔기에 팬들의 반발이 컸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이게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