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빼고 다 해본 방신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서 마수걸이 우승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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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R"아쉽게 우승은 올리지 못했지만 기복이 줄어든 점을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요. 하반기에는 우승 사냥에 시동을 걸어보겠습니다."
'비거리 1위' 방신실, 중간합계 9언더파로 우승 경쟁
시즌 중반 컨디션·퍼트 실수로 주춤
"전반적 기량 올라가 기복 크게 줄여
퍼트 다잡고 하반기에 본격 우승 사냥 나설 것"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표 장타자 방신실(20)이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하이원 리조트가 무대다. 방신실은 1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다. 전날 보기없이 버디만 6개 몰아쳤던 그는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오후 6시 현재 단독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만난 방신실은 시즌 초반에 비해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장염을 앓아 체중이 3~4kg 가량 빠졌다"며 "아직 완전히 회복된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몸에 힘이 빠져서인지 샷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퍼트에서 몇번의 실수를 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폭발적인 장타에 섬세한 샷을 겸비한 방신실은 KLPGA투어가 2023년 배출한 대표 스타다. 정규투어 시드전에서 컨디션 저하로 풀시드를 따는데 실패했지만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하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소녀같은 순수함에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선보이는 방신실에게 골프팬들은 열광했다. 그는 10월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2승을 따내며 루키로서는 유일하게 다승을 거뒀다. KLPGA투어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방신실은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선수 중 하나였다. 시작도 좋았다.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과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우승경쟁에 나서며 각각 준우승과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무대였던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에서도 공동3위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14개 대회에 출전해 한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4번의 톱 10을 기록했다. 커트탈락(2번)과 기권(2번)을 제외하고 완주한 10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20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단 하나, 우승을 잡지 못했다. 그는 "초반에 기세가 좋아서 우승을 빨리 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눈앞에서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며 "지금도 우승을 빨리 하고싶은 마음에 조급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방신실은 우승을 완성하지 못한 마지막 퍼즐을 "체력과 퍼팅"이라고 분석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체력이 떨어진 적이 적지않았고, 3m 안쪽 퍼트에서 실수가 잦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기복이 줄어든 점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티샷 정확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61%였던 페어웨이 안착률은 올해 64.7%로 높아졌다. 그는 "작년에는 기복이 컸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기량이 좋아졌다"며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스코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방신실의 강점인 장타도 여전하다. 시즌 초 "비거리 욕심을 완전히 내려놨다"고 말했던 그이지만 결과는 사뭇 다르다. 올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257.78야드를 기록하며 황유민, 윤이나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의 약속과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방신실은 "여전히 비거리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이어 "루키 시즌이었던 작년에는 '무조건 돌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방신실은 "이제는 상황에 따라 돌아가기도 한다"며 "코스를 더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우승만 제외하고 많은 것을 이룬 상반기, 방신실은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퍼트를 보완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하이원CC는 코스가 좁아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이틀도 페어웨이를 지키는데 집중하며 상반기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선=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