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일본 가수?" 황당 논란에도…500억 '잭팟' 터졌다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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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도쿄 돔에 뜬 뉴진스
팬미팅에 9만명 넘는 '버니즈' 운집
첫 팬미팅에 9만명, 데뷔 싱글은 100만장 돌파, 발표 음원 전곡 빌보드 '글로벌200' 안착, 그룹 뉴진스가 일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세운 기록들이다. 일본에서 반응이 워낙 뜨겁다 보니 그동안 많은 K팝 아이돌 그룹들이 현지 앨범의 경우 'J팝'으로 분류해왔음에도, 뉴진스의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을 J팝으로 분류한 것을 놓고 "뉴진스를 J팝 가수로 불러야 하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뉴진스는 지난달 26일과 27일 일본 도쿄 돔에서 '버니스 캠프 2024 도쿄 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을 진행했다. 도쿄 돔은 일본 내에서도 최정상 인기의 스타만 설 수 있는 '꿈의 무대'로 꼽힌다. 뉴진스는 일본 이외 아티스트 중 데뷔 후 최단기간인 1년 11개월 만에 도쿄 돔에 입성하는 기록을 썼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양일간의 팬미팅에는 총 9만1200명의 버니즈(Bunnies, 팬덤명)가 운집했다. 당시 일본 현지 주요 스포츠신문들이 뉴진스의 도쿄돔 입성을 1면으로 내세운 특별판을 제작하는 등 관심을 보였고, 특히 하니가 부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무대는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막내 혜인 역시 1985년에 발표된 다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로 솔로 무대를 꾸몄는데, 이들은 지난 6일 일본 니혼TV의 생방송 '더 뮤직데이 2024'에 출연해 해당 무대를 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뉴진스의 선곡은 버블경제 붕괴 전 일본의 풍요로웠던 시기로 꼽히는 1980년대의 명곡으로 이뤄졌다. 일본 내 K팝의 인기가 10대 위주라는 평을 받아왔던 가운데 하니와 혜인의 무대는 중장년층의 추억을 자극했다는 평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80년대 아이돌의 에너지가 지금 시대에 되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음원, 음반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소속사 어도어(ADOR)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발매된 뉴진스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의 판매량이 써클차트 6월 앨범 차트 기준 총 102만 1730장(일반반·위버스반 합산)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뉴진스는 2022년 7월 데뷔 이래 지금까지 발표한 5장의 음반을 모두 100만장 이상 판매했다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더욱이 6월 기준 하이브의 월간 음반 판매량 277만장 중 뉴진스가 102만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분쟁 상황 속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글로벌 차트 또한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내추럴'은 미국 빌보드 최신 차트(7월 13일 자) '글로벌(미국 제외)' 22위, '글로벌 200' 34위에 올라 2주 연속 차트인했다. 수록곡 '라이트 나우(Right Now)'는 '글로벌(미국 제외)' 120위에 랭크됐다. 두 노래 모두 스포티파이 재팬, 애플뮤직 재팬 등 일본 주요 음원 차트에도 이름을 올려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최고 순위 5위까지 올랐고, 벅스의 경우 일간 차트에서 9일째 1위(7월 2~10일)를 지켰다.
덩달아 '푸른 산호초'까지 인기가 치솟았다. 지난달 28일 기준 '멜론'에서 일간 828위였던 이 노래는 이틀 만에 일간 253위까지 순위가 급등했다.뉴진스의 일본 호실적이 알려진 후 '슈퍼내추럴'의 분류가 'K팝'이 아닌 J팝으로 된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일본 현지화 전략을 택한 S.E.S부터 보아,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뉴진스의 선배 가수들 대부분이 일본어로 녹음한 현지 발표곡을 J팝으로 분류했다는 점에서 유명세에 기인한 잡음이었다는 반응이다.뉴진스의 일본 팬미팅과 음반 판매 관련 매출은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도쿄돔 팬미팅 티켓과 음반, MD 상품 등의 판매량 등을 단순 계산해 관측했을 때 현재까지만 400억원에서 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을 거라 관측했다. 어도어가 지난해 신고한 매출액 1103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운 매출을 이번 일본 활동을 통해 얻은 것. 민희진 대표는 2025년 뉴진스의 월드 투어 계획을 공언했던 만큼 이들이 앞으로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