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패배·노상방뇨·다중인격·정계은퇴" 與 토론회 말잔치

인사하는 원희룡-한동훈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후보가 총선 당시 고의로 패배하려고 했던 건 아닌가", "원희룡 후보는 다중인격 같은 구태정치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 사이에 이런 독설이 오가는 등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한 후보는 자신을 겨냥해 '사천'(私薦), '총선 고의 패배'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는 원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면 제가 제일 잘할 것"이라며 공세를 중단하라고 12일 촉구했다.

한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서 "원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한테도 밀리는 상황이 나오니까 마음이 급한 것 같은데, 금도라는 게 있다"며 "(총선) 고의 패배 이건 저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당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말씀까지 하시는 것은 저는 안타깝고 애처롭다"고 했다.

당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총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한 원 후보를 향해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고 비판했다.배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기야 '총선을 고의로 지게 한 것'이라는 해선 안 될 발언이 나왔다.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며 "새 길을 터나가는 미래의 마중물이어야지 당의 운명을 끝장내보자는 절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적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지난 3월 말 여당 선거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았었다면서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도와 달라고 절박하게 요청했고, 이에 동료 후보들을 위해 지원 유세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위원장 팔과 손에는 덕지덕지 밴드와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혈관이 터지도록 링거를 맞으며 전국을 뛰어다니고 있었다"면서 "그 과정을 20년 넘게 지켜봐 온 당 대표 도전자의 입에서 어떻게 '고의 패배 의혹'이 나올까. 선을 세게 넘었다. 제발 이성을 되찾고 당원들이 지켜보는 이 선거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길 부탁한다"고 요구했다.앞서 원 후보는 10일 부산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경쟁자인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총선 승리의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고의 패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주장을 '마타도어'라 규정하며 "노상 방뇨하듯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원 후보의 구태 정치 때문에 우리 국민의힘이 싸잡아 비난받는 것이 안타깝고 이를 보시는 당원들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마치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 정치를 제가 당원 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원 후보는 11일 토론회서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 의혹, 김경률 금감원장 추천 의혹 등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며 "자신의 대권을 위한 이미지만 생각하고 거짓말과 분열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한 후보를 저격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본인 입으로 저의 제일 가까운 가족, 처(아내)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했는데 근거를 말해보라"며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는데 원 후보가 김의겸 전 의원보다 더 못한 것 같다. 던져놓고 넘어가는 방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원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의 관여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 CBS에 같은 내용이 5월에 보도됐고 다른 근거도 갖고 있다"면서 "이모 서기관, 강모 변호사, 몇몇 현재 비례의원들을 포함해 비례명단이 중단에 바뀌기도 했는데 그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객관적 당무 감찰을 통해 다 밝히겠다"고 했다.한 후보는 "지금 이야기하시라. 선거 앞두고 그냥 오물 뿌리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뭐가 있는 줄 알았는데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지 않나. 말씀하신 두 분과 제 처가 아는 사이이고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제가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