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만에 36% 폭등한 테슬라…그 뒤엔 '이들'이 있었다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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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전문가도 예측 못하는 테슬라 주가
엔비디아보다 고평가지만 상승률은 4배
"머스크에 대한 컬트가 주가 지지"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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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보통 실적 개선과 관련 있습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로 최근 실적 전망치가 개선돼 주가가 올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 EPS) 전망치는 최근 3.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2.97달러 대비 2.0% 높아진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으로만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려니 뭔가 개운치 않습니다.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주요 빅테크와 비교해 여전히 너무 높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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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M EPS를 분모로 놓고, 주가를 분자에 놔서 산출하는 지표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이라고 합니다. 12M PER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실적 대비 적정한 수준인지를 볼 때 쓰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주가가 분자이기 때문에 12M PER 수치가 다른 종목 대비 너무 크면 해당 종목의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보는 게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테슬라의 12M PER은 지난달 28일 66.67배였습니다. 같은 날 주요 빅테크의 12M PER을 보면 엔비디아 39.93배, 아마존 37.43배, 마이크로소프트 33.64배, 애플 29.56배, 메타 23.27배 등이었습니다. 급등 전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12M PER이 다른 빅테크와 비교해 월등히 높았습니다. 심지어 최근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엔비디아보다도 12M PER이 높았습니다. 이후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의 12M PER은 더 극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최근 테슬라의 이 수치는 81.88배로, 엔비디아(36.83배)를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배경이 뭔지를 속 시원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런 현상에 흥미를 갖고 설명하려는 시도는 증권가에 계속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요 언론이 내는 기사가 흥미롭습니다. 금융행태학으로 유명한 허쉬 셰프린 미국 산타클라라대 리비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테슬라는 어떤 방법으로 적정 주가를 산출해도 고평가 상태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이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긍정적) 감정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주가 전망에 투자 심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은 아직 증권가에서 '비주류'의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증시의 베타(변동성)가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증권가도 이를 점차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처음 100달러대에 올랐던 2020~2021년에는 이 종목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투자 의견이 '매도' 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이 종목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현재 '중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