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낙태' 영상 주작 논란에도…"회복 중" 근황 올렸다

/사진=유튜브 채널 팥곰 영상 캡처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삭 임산부의 낙태 시술 영상이 게재돼 주작(做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근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3일 유튜브 채널 팥곰에는 '비가 엄청 많이 왔던 날'이라는 제목으로 일상 브이로그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채널명은 앞서 '꼼죽'이었고, 지난달 27일 임신 9개월 차에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곳이다.낙태 영상에서 자신을 24살이라고 소개한 A씨는 총비용 900만원의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비용 부분은 삭제했다. 영상은 댓글이 7000여개가 달릴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초음파 진료일과 영상 업로드 날짜 간 시차, 수술 전후 복부 모양 등을 근거로 해당 영상이 날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영상은 삭제됐지만, A씨는 채널명을 바꾸고, 댓글 사용을 중지한 채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상 브이로그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0일 게재한 '바스크치즈케이크를 만들었던 그냥 일상' 영상에서는 "여전히 모든 게 어렵다"며 "잘못된 습관으로 살도 많이 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폭식하고 토하고, 폭식하고 토했다"며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만드는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재편집해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영상에는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됐는데 팔뚝 살은 그대로"라고 전했다.가장 최근에 공개한 3분 10초 분량의 영상에서는 "병원에 갔다"며 "폭우로 열차도 지연되고, 온몸이 다 젖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복에 생당근을 갉아 먹으면 좋다면서 생당근 주스를 만든 후, 라면을 끓여 먹는 먹방을 보여줬다.

A씨가 올린 영상으로 낙태와 관련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근황 브이로그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A씨가 공개한 영상 속 배가 절개선이나 흉터 등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작 의혹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배를 조이는 A씨가 입은 의상과 속옷 착용 등에 대해서도 "적합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A씨가 공개한 낙태 후 근황 영상/사진=유튜브 채널 팥곰 영상 캡처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임신 여성 및 의사에 대한 낙태죄 처벌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단하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임신중절수술은 사실상 합법화됐지만 이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A씨의 영상이 게재된 후 "36주 낙태는 살인"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이후 A씨가 초음파 검사를 지난 6월 24일 받은 것으로 초음파 사진에 기록돼 있는데, 영상을 올린 건 고작 검사 사흘밖에 지나지 않은 6월 27일이라는 점, 또 영상 안에는 '수술 7일 후'라는 의미의 자막이 삽입된 점, 수술 후 곧바로 영상이 게재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작됐다는 의혹과 함께 음모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한 낙태죄 폐지의 결과물이 이것(임신 9개월 낙태 브이로그 논란)이라면 대한민국은 과연 문명국이냐"며 "재판 지연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와 입법부 모두 직무 태만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