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16도로 40대 무면허 뺑소니 용의자 구속

퇴근 시간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산간 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차량 4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달아났던 40대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혀 결국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사고 후 미조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13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 39분께 한라산 성판악 탐방안내소 인근 5·16 도로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쏘나타 승용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사고가 나자 잠시 멈췄던 A씨는 이내 파손된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또다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간선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때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간선버스를 들이박은 뒤 하차한 A씨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하기 전 차량을 놔둔 채 인근 수풀 속으로 달아났다.

그는 11일 오전 8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약 13㎞ 떨어진 제주시 양지공원 인근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고 당시 가해 차량 뒤에서 운전했던 신고자는 사고 직후 A씨가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며 풀숲에 앉아있던 모습을 기억하고 다음날 출근하다 한라생태숲에서 제주시 방면 도로를 걷고 있던 A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무면허로 지인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았다"며 "사고에 대한 기억이 없고 아침에 눈 떠보니 풀숲에 누워있었다"고 진술했다.

긴급체포 직후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나왔다. A씨는 몸에 안전띠로 인한 상흔이 남아있을 정도로 사고 당시 충격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