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TV토론서 들통난 바이든 인지력 문제와 언론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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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너무나도 노쇠한 모습을 보여 충격을 남긴 이후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미국의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수년간 취재해온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었기에 이토록 쇠약해진 바이든 대통령의 '실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냐는 것이다. 이런 비판은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에서 음모론 형태로 제기한다.
공화당과 보수 인사들이 오랫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는데도 진보 성향의 기자가 많은 주류 언론이 민주당과 결탁해 이를 숨겼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문장 하나 논리정연하게 끝맺지 못한 지난달 27일의 토론은 이들의 주장이 힘을 받는 순간이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비벡 라마스와미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심각한 인지력 저하로 보이는 상태라는 사실을 혼란스럽게 하고 그를 커버함으로써 대중을 배신한 언론의 또 다른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메건 매카들은 이 같은 음모론을 부인하면서도 주류 언론에 민주당 지지자가 많으며 기자들이 친구들과 백악관을 화나게 할까 봐 백악관의 해명만 믿고 인지력 문제를 충분히 비판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언론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매카들은 나이 같은 신체적 특징을 문제 삼는 게 일반적인 보도 관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기자가 바이든의 나이 문제를 취재할 경우 평소 연락이 닿지 않던 백악관 참모들과 바이든 우군이 몰려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력히 주장해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가 일시적인지 평소 모습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래 말을 더듬고 실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오랜 기간 그를 계속 봐온 기자들이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 변화를 인식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의 핵심 측근과 가족으로 구성된 이너서클 외에는 대통령을 자주 볼 수 없어 외부 인사가 대통령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토론 직후 민주당 의원들조차 바이든 측근들에게 대통령의 상태를 숨겨왔다고 화를 냈다는 보도를 보면 언론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듯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너무 언론이나 대중과의 자유로운 접촉을 제한하고 기자회견 등 대부분 공개 행사를 짜인 각본대로만 진행해온 탓에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모습에 더 놀란 면도 있을 것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이래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가장 적게 한 대통령이며, 최근 두 건의 라디오 인터뷰를 하면서 질문을 사전에 조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언론을 둘러싼 이런 논란을 보면서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 자주 들은 '불가근불가원'이 떠올랐다. 취재 대상의 잘못에 눈을 감거나 무감각해질 정도로 가까워져도 안 되며, 그렇다고 취재 대상의 실체를 모를 정도로 멀리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으로 이번 사태를 보면서 권력자와 언론 간 건강한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을 수년간 취재해온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었기에 이토록 쇠약해진 바이든 대통령의 '실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냐는 것이다. 이런 비판은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에서 음모론 형태로 제기한다.
공화당과 보수 인사들이 오랫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는데도 진보 성향의 기자가 많은 주류 언론이 민주당과 결탁해 이를 숨겼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문장 하나 논리정연하게 끝맺지 못한 지난달 27일의 토론은 이들의 주장이 힘을 받는 순간이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비벡 라마스와미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심각한 인지력 저하로 보이는 상태라는 사실을 혼란스럽게 하고 그를 커버함으로써 대중을 배신한 언론의 또 다른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메건 매카들은 이 같은 음모론을 부인하면서도 주류 언론에 민주당 지지자가 많으며 기자들이 친구들과 백악관을 화나게 할까 봐 백악관의 해명만 믿고 인지력 문제를 충분히 비판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언론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매카들은 나이 같은 신체적 특징을 문제 삼는 게 일반적인 보도 관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기자가 바이든의 나이 문제를 취재할 경우 평소 연락이 닿지 않던 백악관 참모들과 바이든 우군이 몰려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력히 주장해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가 일시적인지 평소 모습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래 말을 더듬고 실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오랜 기간 그를 계속 봐온 기자들이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 변화를 인식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의 핵심 측근과 가족으로 구성된 이너서클 외에는 대통령을 자주 볼 수 없어 외부 인사가 대통령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토론 직후 민주당 의원들조차 바이든 측근들에게 대통령의 상태를 숨겨왔다고 화를 냈다는 보도를 보면 언론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듯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너무 언론이나 대중과의 자유로운 접촉을 제한하고 기자회견 등 대부분 공개 행사를 짜인 각본대로만 진행해온 탓에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모습에 더 놀란 면도 있을 것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이래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가장 적게 한 대통령이며, 최근 두 건의 라디오 인터뷰를 하면서 질문을 사전에 조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언론을 둘러싼 이런 논란을 보면서 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 자주 들은 '불가근불가원'이 떠올랐다. 취재 대상의 잘못에 눈을 감거나 무감각해질 정도로 가까워져도 안 되며, 그렇다고 취재 대상의 실체를 모를 정도로 멀리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으로 이번 사태를 보면서 권력자와 언론 간 건강한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