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역대급 폭염'에 온열질환 비용 41억원…건강피해 9배로

질병청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부담 측정' 결과 발표
한랭질환, 온열질환보다 질병부담 커…초미세먼지 부담 특히 심각
폭염일이 역대 가장 많았던 2018년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41억원 발생했다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폭염의 영향으로 질병으로 사망한 '비사고 사망' 비용은 무려 690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질병부담이 언제든 늘어날 수 있다며 대응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청이 이달 공개한 연구 논문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부담 측정'에 따르면 2018년 온열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비용은 40억8천500만원이었다. 질병청은 기후변화와 같은 건강위험요인이 경제적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2017∼2019년 의료비용과 비의료비용, 생산성 손실과 조기사망으로 인한 미래소득 손실 등 간접비용을 포함한 '경제적 질병부담'을 측정했다.

그 결과 2018년 온열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2017년(7억8천500만원)과 2019년(6억700만원)보다 5배 이상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은 기상청이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이 35일로 역대 가장 많았던 해다. 2017년 폭염일은 13일, 2019년은 15일이었다.
2018년 경제적 질병부담 중 '비사고사망'으로 인한 비용은 685억9천500만원으로 추정됐다.

비사고사망은 감염성 질환 등 질병으로 인한 사망을 말한다. 심뇌혈관질환 비용은 254억6천300만원, 급성신부전 81억500만원이 발생했다.

2018년 폭염으로 인한 건강 손실도 2017년과 2019년의 9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건강 손실은 장애보정생존년수(DALY)로 측정하는데, 장애보정생존년수는 조기사망으로 인한 손실연수와 상병으로 인한 손실연수의 합계다.

1 장애보정생존년수는 조기사망이나 질병, 손상 후 남은 장애로 잃은 건강년수가 1년이라는 의미다.

장애보정생존년수가 증가하는 만큼 건강 손실로 인한 질병 부담도 커진다.

2018년 온열질환으로 인한 장애보정생존년수는 1만5천195년으로 2017년(1천579년)의 9.6배, 2019년(1천631년)의 9.3배다.

한파로 인한 질병부담은 2018년을 제외한 다른 연도에서는 온열질환보다 컸다.

한랭질환으로 인한 장애보정생존년수는 2017년 7천363년, 2018년 7천600년, 2019년 3천991년이었다.

초미세먼지(PM2.5) 등 대기질로 인한 질병부담은 특히 심각했다.

초미세먼지 장기노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 중 총사망으로 인한 비용은 2017년 4조2천2천267억2천700만원, 2018년 4조2천936억9천900만원, 2019년 4조5천33억700만원으로 추정됐다.

2019년 기준 뇌졸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약 6천603억원, 허혈성심장질환 5천25억원, 폐암 3천653억원, 만성폐쇄성폐질환 283억원이었다.
초미세먼지로 장기노출로 인한 총사망 장애보정생존년수는 2017년 23만3천662년, 2018년 23만2천496년, 2019년 23만5천561년이었다.

연구진은 "폭염은 해마다 (질병부담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며 "연도별 기상 예측과 함께 질병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역량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4년마다 '국가기후평가'(NCA)를 실시하는데, 작년 제5차 발표에서 미국은 1980년대에 4개월마다 평균 10억 달러(약 1조3천765억원) 손해를 입었는데, 현재는 3주마다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건강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의 중요성을 감안해 질병부담을 측정하는 작업이 주기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는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관 미래질병대비과와 김진남 경희대 대학원 의료경영학과, 정서연·오인환 경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종헌 성대의대 사회의학교실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