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범, 아버지 총으로 범행…차량서 폭탄 발견

FBI, 테러조직과 관련없는 단독범행 결론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내지 못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총격을 가한 뒤 사살된 매슈 크룩스의 주변을 조사중인 연방수사국(FBI)과 경찰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의 범인인 매슈 크룩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은 국내외 테러 조직과 연계성이 없는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당국은 이번 사건 용의자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SNS 등을 조사한 결과 외국의 극단주의 조직이나 개인 등 테러 범행과 연계 흔적을 찾지 못했다. FBI는 "용의자 크룩스가 정신병을 앓았거나 온라인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특정 이념에 연루됐다는 것도 확인하지 못했다면"고 밝혔다. 다만 "암살미수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고 있지만 국내 테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FBI 수사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현장에서 사망한 용의자 크룩스는 이전에 FBI의 수사망에 오른 적이 없는 인물이라고 확인했다. AP통신은 관계자 언급을 인용, 크룩스에게 과거 범죄 이력이나 군 복무 기록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슈 크룩스의 교등학교 졸업사진 / 사진=AP
사살된 용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AR-15 계열 소총으로 그의 아버지가 6개월 이전에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기는 범죄 현장의 용의자 시체 옆에서 발견됐다. 수사관들이 용의자의 차량을 수색하면서 폭발물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장치를 찾아내 버지니아주의 콴타코에 있는 FBI 연구실에서 추가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당국은 그러나 아직 용의자가 왜 암살 시도에 나섰는지 범행 동기를 확인하지 못했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명부에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 2021년 1월 20일 진보 계열 유권자 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펜실베이니아 출신인 크룩스는 2022년 베델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크룩스는 두 달 전 앨러게니 카운티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해 공학 준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고교 동창은 언론에 "친구 무리가 있기는 했지만 친구가 많지는 않았다"며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의 베델 파크 요양원에서 영양 보조사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