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이 '교실' 되는 역사교육…어린이박물관학교 70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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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16일부터 '함께 지킨 오랜 약속' 특별전
수업할 공간이 변변치 않아 이곳저곳을 떠도는 시기도 있었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은 오늘날까지 매주 계속되고 있다.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에서 이어온 70년 약속인 셈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16일 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함께 지킨 오랜 약속' 전시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전쟁이 끝나고 혼란한 상황에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관장실을 비워 첫 수업을 하게 된 순간부터 오늘날 6천명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보여준다. 진홍섭(1918∼2010) 당시 경주박물관장과 윤경렬(1916∼1999) 선생 등이 주축이 돼 시작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여러 측면에서 일반 학교와 달랐다.
"첫째,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둘째,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셋째, 수업은 존댓말로 한다.
"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운영 규칙)
매 주말 수업이 열리지만 결석해도 혼나지 않고, 시험이 없는 점도 박물관학교만의 특징이었다.
전시장에서는 지난 70년간 '경주어린이향토학교', '경주박물관학교' 등으로 이름을 바꿔오면서 수업이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사진, 교재 등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정원에 놓인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고 기록하는 아이들 모습, 경주 시내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함께 배우던 모습 등이 사진과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관람객들이 입학에서 수료까지 일련의 절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르침과 배움으로 만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잇고 쌓아 온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역사와 전통,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