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즐겨먹길래 '베팅'…1억 넣었더니 2500만원 찍힌 교촌에프앤비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교촌에프앤비 고점 대비 75% 뚝
상장 3년 8개월 … 공모가 밑돌아

파리올림픽 등 하반기 호재 많아
美·中 해외 진출도 가속페달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도 관심증권가 “올해 영업익 16.9% 증가”
IBK투자證 “목표가 1만2500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만3000원.

2030 여성들이 즐겨먹는 교촌치킨 허니콤보 한 마리의 가격이다. 하지만 이 치킨을 만드는 교촌에프앤비의 주가는 울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9730원으로 공모가(1만2300원) 대비 20.89% 하락했다.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라면 1주를 팔아도 치킨 한 마리 사먹기 힘든 셈이다.
교촌 판교 신사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상장 다음 날 3만8950원 … 3년8개월 만에 주가 75% 하락


2020년 11월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교촌에프앤비는 당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999.4대 1과 공모주 일반 청약 경쟁률 1318.30대 1을 기록하며 주가 불기둥을 예고했다. 실제 상장일 시가는 공모가보다 93.41% 오른 2만3850원에서 출발했고 종가는 3만1000원에 거래 마감했다.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라면 첫날 151.40%의 수익률을 얻은 셈이다. 상장 다음 날에는 역사적 고가인 3만8950원까지 치솟으며 화끈한 수익률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역사적 고점 대비 75.02% 떨어졌다. 당시 고점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주식 평가액이 약 2500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치킨 시장은 하반기가 성수기다. 7~8월 초복, 중복, 말복이 있고 파리올림픽(7월 26~8월 11일 현지시간 기준)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도 있다. 또 가을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등 굵직한 이벤트로 인해 매출이 오르고 겨울 가족행사, 연말모임, 크리스마스 특수로 판매량이 증가한다. 20일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사업 계획에 대해 “올해 유통구조 효율화 취지로 전국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전환 진행 중이라 내년부터 중장기적으로 손익구조가 개선될 것 같다”고 답했다.
권원강 회장이 주니어리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제공
최근 5년간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2019년 매출 3801억원, 영업이익 39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4450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매출은 17.07%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7.0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7%에서 75.87%로 낮아져 재무 상태는 우수하다. 5년(2019~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6.97%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올해 매출 4800억원(전년 대비 7.87% 증가), 영업이익 290억원(16.94% 증가)을 전망했다.
교촌에프앤비 주가 월봉 그래프 캡처.

교촌에프앤비 “글로벌 사업 확장 … 신규 브랜드 발굴 노력”


교촌에프앤비는 신성장동력을 네 가지로 꼽았다. 첫째, 글로벌 매장 확대다. 회사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즈(가맹 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 후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 및 가맹사업 형태로 점진적 매장 확장 및 신규 국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매장 수는 2019년 37개에서 지난해 74개로 2배 뛰었다. 둘째는 치킨 맛을 살려주는 소스다. 그는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 소스 제조 공장 및 품질인증을 기반으로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매장향 소스 수출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B2C쪽으로는 교촌 K1 소스 3종이 미국 아마존 및 국내 대형마트(이마트)에 입점했고, 교촌 치킨 소스 3종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 판교 신사옥에 있는_해현각 라이브러리. 교촌에프앤비 제공
셋째는 친환경 패키지다. 그는 “자회사 케이앤엘팩에서 종이 완충재 및 과일망을 생산 중인데, 향후 습식 펄프몰딩 사업을 위해 충주 공장 및 기계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습식 펄프몰딩 기술은 2세대 제지 생산 기술로 원하는 모양으로 빠른 시간 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따라 추가 외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규 브랜드 발굴이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신규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을 열었는데 추가적인 매장 출점으로 글로벌 종합 식품 외식 기업 도약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교촌 판교 신사옥. 교촌에프앤비 제공
총 주식 수는 2498만2540주로 권원강 회장이 지분 6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1.28%로 유통 물량은 30%가 안 된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824억원, 부동산 자산은 1657억원이다. 시가총액(2431억원)과 맞먹는다.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300원으로 당시 배당수익률은 4.04%였다. 회사 관계자는 “2020년 상장 후 지속적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해 차등배당(권원강 회장은 1주당 200원)으로 주주 보상에 중점을 뒀다”며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송민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교촌 판교 신사옥에 있는 그랜드 스테어. 교촌에프앤비 제공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33년 역사(1991년 창립)를 자랑하고 국내 유일 치킨 프랜차이즈 상장사라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스 기반의 탄탄한 제품 경쟁력을 보유했고, 업계 최대 매장당 매출과 폐점률은 1% 미만을 기록한다”고 자신했다. 또 “K치킨 선두주자로서 글로벌 공격 영업과 신사업 확장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글로벌 식문화 중심이 되는 프랜차이즈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교촌 판교 신사옥에 있는 청풍루 루프탑 가든. 교촌에프앤비 제공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K팝, K뷰티, K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는 가운데,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치킨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치킨 대표 3사(교촌, BBQ, BHC)의 지난해 해외 매출이 1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며 “무리한 해외 출점보다 내실을 기한 교촌에프앤비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어 실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지역은 직영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투 트랙 전략으로 진행할 것이다”며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하와이에 최초 가맹점을 열었는데 2년내 4개의 하와이 매장을 열 것으로 알려진다”고 했다. 또 “LA직영점은 한국 매장 대비 4~5배 높은 점포당 매출액을 시현하고 있어 미국 가맹사업 본격화 시 가파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교촌 판교 신사옥에 있는 교촌 아카이브. 교촌에프앤비 제공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경기 악화에 따른 외식 수요 부진과 가맹지역본부 빠른 전환으로 일회성 비용 발생 탓에 2분기 매출 1005억원(전년 대비 1.5% 감소),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적자는 오히려 반가운 신호다”며 “가맹지역본부 효율화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1만25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28.47% 상승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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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