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보호 한도 5000만원→1억원…잇단 발의에 떠는 은행주 [주가를 움직이는 법안]

보호 한도 올리면 보험료 부담↑
전체 예금의 0.4% 내는 저축은행 부담 커

22대 들어서만 관련법 6개 발의
수익 감소 요인 될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예금자보호법상 예금 보험금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최근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됐다.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던 만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예금 보험금 한도가 상향될 경우 '뱅크런' 등의 우려가 줄어들어 예금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금융사의 예금자 보험 가입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예금자보호법상 예금보험료율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저축은행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만약 예금 보험금 한도가 현행 보다 크게 상향된다면 저축은행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그룹 등 주가 심리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KB금융 카카오뱅크 제주은행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상상인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푸른저축은행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野서 예금 보험금 한도 상향 잇단 발의

더불어민주당의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은 예금 보험금의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예금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말 재발의했다. 현행법상 예금보헙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하거나 영업 정지돼 예금자에게 예금을 돌려줄 수 없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해당 예금을 대신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200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예금 보험금 한도는 1인당 원리금을 포함해 5000만원으로 동결돼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이 기간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법안이 발의된 배경이다. 금융업종별로 보험금 한도도 차등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엄태영 의원이 발의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예금자 보험 한도 범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5년마다 의결을 통해 금융업종별로 예금자 보험 한도를 추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준호 의원 역시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구체적 보호 한도는 업종별로 정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한규 의원은 더 강한 예금자보호 법안을 내놨다. 예금자 보험한도를 1억원 이상 범위에서 예금보험위원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금융·경제 위기 등 특정 상황에서는 예금 전액을 보호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 경우 한도가 없어지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도 크게 높아지면 금융사 부담 커져

이들 의원이 예금자보호법을 잇따라 발의한 건 해외 주요국에 비해 예금 보험금 한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의 1인당 GDP 대비 예금 보험금 한도 비율은 2.1배(1000만 엔), 영국은 1인당 GDP의 2.2배(8만5000 파운드)를, 미국은 3.1배(25만 달러)를 각각 보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금 보험금 한도를 높여야 금융사도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다. 다만 이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저축은행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 보험 운영을 위해 금융사들로부터 예보료를 받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예금의 0.4%를 보험료로 내고 있다. 은행(0.08%) 증권사, 보험사(0.15%)에 비해 높은 비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KB금융 카카오뱅크 제주은행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상상인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푸른저축은행 등의 종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