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에 '비밀경호국' 책임론…"美 정치권 단합해야"

바이든, 독립적 조사 지시
美 의회, 비밀경호국 청문회 추진
공화당·트럼프 전당대회 일정 그대로
사진=AP
미국 정치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을 두고 관련 당국에 책임을 묻는 가운데 분열된 정치권을 통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회는 해당 사건을 전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피격 사건을 규탄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3분 가량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암살 시도는 우리가 국가로서 지지하는 모든 것과 상반된다.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라며 "단합(Unity)은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이지만, 지금 당장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원 및 상원 위원회에서도 비밀경호국(SS)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NBC에 "의회는 어제 발생한 비극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 보안에 허점이 있었던 부분과 미국 국민이 알아야 하고 알 권리가 있는 다른 사항을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유력 대선 후보 피격 사건에 대한 책임을 비밀경호국 등 관련 당국에 묻겠다는 의도다. 비밀경호국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조직으로 대통령과 당선인 등의 경호를 비롯해 금융범죄 수사 등을 담당하는 사법 기관이다. 지난 13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해 귀에 총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경호를 담당하던 비밀경호국은 임무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사건 현장을 목격한 그레그 스미스는 "집회 인근 옥상에 요원들을 배치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며 "트럼프가 총격을 맞은 이후에도 그를 무대에서 끌어내리지 않았다"고 BBC에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총격범으로 특정한 20살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는 트럼프가 유세하던 단상에서 불과 1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근 공장 옥상에서 숨어 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록스는 총격 직후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에게 사살됐다. 이번 사건 이후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경호를 받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BBC는 보도했다. 조셉 라소르사 전직 비밀경호국 요원은 "집중적인 검토와 대대적인 재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공화당은 예정대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5일에 전당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행사 참석을 위해 밀워키로 이동했다. 트럼프는 전당대회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이후 18일에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