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카메라 대신 AI영화 온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경쟁부문에 나온 권한슬 감독의 '원 모어 펌킨' 스틸. /BIFAN
예술과 기술은 끊임없이 서로를 탐해왔다. 인간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라는 예술의 미학적 본질은 늘 변함 없었지만, 이 개념을 담아내는 그릇은 동시대 첨단기술로 빚어졌다. ‘불세출의 천재’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 그린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500여년 뒤 CRT 방식의 빔프로젝트가 쏜 빛으로 새롭게 해석한 미디어아트 ‘시스틴 채플’로 재탄생한 게 대표적인 예다. 동시대예술의 최전선인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1993년 이 작품을 만든 ‘괴짜 천재’ 백남준에게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안겼으니, 기술은 어쩌면 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사건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과학의 영역에 있던 사진이 20세기를 거쳐 ‘일상 너머 이상을 찍는’ 예술로 받아들여진 것도 예술과 기술의 불가분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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