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IPO 부진에도 후발주자 연달아 출격

위성 개발 루미르, 코스닥 도전
페리지에어로 등도 상장 채비
실적에 비해 높은 몸값은 숙제
▶마켓인사이트 7월 15일 오전 11시 28분

최근 증시에 입성한 우주항공기업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후발 주자들이 잇달아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초소형 위성 개발사 루미르는 이른 시일 안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다. 지난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회사는 2009년 설립된 우주항공 스타트업이다. 인공위성 시스템과 전장품, 위성 영상·정보 등을 주로 판매한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인공위성 핵심 장비를 소형·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장 과정에서 3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초소형 위성),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소형 로켓), 덕산넵코어스(위성 항법 및 무인기), 키프코우주항공(위성통신), 비츠로넥스텍(발사체 엔진 부품) 등 다수 우주항공 업체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우주항공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며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자 증시 입성을 서두르는 모습이다.다만 우주항공 스타트업 중 최근 상장한 새내기 종목들은 증시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줄곧 밑돌고 있다. 15일 종가는 2만8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5%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컨텍 주가도 약 8개월 동안 약세를 보이며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우주항공 사업은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단기간에 각 기업의 실적이 본궤도에 오르기 쉽지 않은 데다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만큼 실패 가능성도 높다. 매출이 거의 없거나 적자 기업인데도 미래 실적 전망치에 기대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책정한 것도 투자 심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접어든 국내 우주항공 스타트업이 대다수다 보니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상장 종목의 주가도 부진해 후발주자들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