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가계대출 현장 점검…카뱅도 들여다본다

주담대 일주일새 1兆 급증

DSR 우회 대출 사례 집중 조사
주담대 쉽게 내주는 관행 손볼 듯
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를 상대로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올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이 폭증해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해 대출을 취급한 사례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DSR 한도가 꽉 찬 차주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관행을 뜯어고칠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나머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도 순차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은행 창구에서 DSR 규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사례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본다.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은행 창구에선 신용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에게 “만기가 긴 주담대를 이용하면 연간 원리금이 줄어들어 한도가 훨씬 늘어난다”고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영업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고DSR 차주의 비중을 제한하는 규제가 지켜지고 있는지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DSR 70%와 90%가 넘는 고DSR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각각 5%, 3% 내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통상 DSR 비중이 높아질수록 연체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DSR이 70%를 초과하면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했을 때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금감원은 고DSR 목표 비중과 관련해 농협은행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농업인 지원 등을 감안해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서다. ‘DSR 70% 초과 대출 비중은 15% 이내, 90% 초과 대출은 10% 이내’로 규제받는다. 금융당국은 한계 수준까지 빚 부담을 진 고위험 차주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라고 주문할 방침이다.주담대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54조264억원으로 1주일 만에 1조351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은 12일 하루 만에 주담대가 2398억원 늘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면서 ‘영끌’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대출 규제 강화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DSR 산정 때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을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한종/김보형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