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히 태권도장 갔던 아들이 의식불명, 지금은…"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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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태권도장 갔다가…산소호흡기로 연명""어제 아침에 제 아이는 멀쩡히 유치원에 가고 물놀이하다가 태권도장에서 의식불명으로 제게 왔습니다"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학대당해 중태에 빠진 아이 어머니가 쓴 입장문이 공개됐다. 아이의 학부모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 13일 태권도장 관원들의 학부모가 모인 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통해 아이가 "현재 뇌사 상태이고, 약물로 억지로 심장이라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 어머니는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 온 가족과 친척들은 마지막으로 만나기 위해 모여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아침에 제 아이는 멀쩡히 유치원에 가고 물놀이하다가 태권도장에서 의식불명으로 제게 왔다. 뇌는 기능을 정지하였고, 아이 얼굴은 모든 혈관이 터져 있다. 현재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하는 빈껍데기로 겨우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 겨우 정신줄 부여잡고 아이 옆에 있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피해 아동 어머니는 "병원에서는 모든 교수 의사들이 저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며 “원래 아픈 아이가 아니었고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는데 마음의 준비는 어떻게 하는 건가”라고 절규했다. 지난 12일 이 태권도장 관장은 자신의 도장에서 피해 아동을 매트 사이에 넣어 숨을 못 쉬는 상태로 방치해 중태에 빠뜨린 혐의로 구속됐다.
관장은 피해 아동이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신고한 뒤, 아동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 도장 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삭제했다.
해당 태권도장은 SNS에 학부모들을 상대로 입장문에서 "태권도장 부모님들께 지도진들 모두가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너무나 가슴 아픈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만 바라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일부터 도장을 휴관하겠다"며 "아픈 아이의 회복만이 우선이기에 내린 결정이니 양해 부탁드리며, 아이들 스케줄에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