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지지자 간의 물리적 충돌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극도의 대립과 과열 양상 속에 파행을 거듭한 데 대해 강력한 비판과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오 시장은 '공멸'을 거론하며 후보들의 자중을 촉구하고 당에는 전당대회 잠정중단까지 포함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난파선의 선장이 되고자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원들과 국민들을 대신해 당대표 후보들께 엄중하게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극한 대립 속에서 누가 대표가 되어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배가 난파 상황인데 선장이 된들 미래를 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전당대회가 이렇게 공멸의 길로 간다면 승리자 또한 절반은 패배자"라며 "후보자들께 자중자애를 촉구한다"고 했다.
당내 분열과 난맥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고언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비대위와 선관위 등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잠정중단, 신사협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권 합동연설에서는 한동훈 후보의 발언 때 일부 참석자가 "배신자"라고 외치고 욕설과 야유가 난무했으며 급기야 의자까지 집어던져 경호원이 제지하는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그동안 연설회에서도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를 포함해 서로 간에 각종 의혹 제기로 가시 돋친 설전이 오가면서 여당 전대는 총선 참패로 위기에 빠진 당을 정비하고 새 리더십을 찾는 축제의 장이 아닌 '분당대회', '자폭·자해 전당대회'라는 자조와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