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온 '피카소 도예' 작품들…청주 이어 두 번째 순회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피카소 도자 작품 107점 전시
남프랑스 공방에서 만든 꽃병·접시에 피카소가 여인·동물 그림 입체적으로 담아내
파블로 피카소 '큰 새와 검은 얼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파블로 피카소의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광주광역시에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이강현)은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함께 오는 9월 29일까지 ACC 복합전시 4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피카소 도예' 전시를 연다고 16일 밝혔다.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이은 두 번째 순회 전시다.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한 콘텐츠를 보다 많은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ACC와 MMCA가 함께 마련했다.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피카소 도예 작품은 2021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피카소 도자 작품 112점 중 107점이다.입체주의의 선구자이며 현대미술의 천재 화가로 불리는 피카소는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판화, 도예, 무대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남겼다.

피카소 도예 전시에서는 피카소의 생애와 화풍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피카소는 1946년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의 도자 연례전을 방문해 그곳에서 마주한 도자의 조형성에 크게 매료된 뒤 3000여 점의 도자 작품을 제작했다.4차원의 시공간 개념을 2차원의 캔버스에 표현했던 피카소의 입체주의 회화는 도자의 조형성을 만나 더욱더 다층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됐다.
파블로 피카소 '투우(코히다)-투우사를 뿔로 들이받는 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피카소는 도자 자체를 캔버스로 여기고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시키면서 작품을 제작했는데, 그의 새로운 시도는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생산됐던 도자가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피카소는 공방에서 장인들이 제작한 꽃병과 접시를 구매해 그 위에 올빼미, 염소, 물고기 등을 그리거나 진흙으로 붙여넣었다.그가 사랑했던 투우 경기와 여인들도 도자 작품 표면에 그려 넣었다.

전시에서는 피카소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도예 작품 107점 외에도 피카소가 직접 스케치한 포스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ACC는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 해설을 제공한다.이강현 ACC 전당장은 "피카소 도예전은 지역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우수한 콘텐츠를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라며 "독특한 조형미와 예술성을 갖춘 피카소 도예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