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노광장비 주문 급증으로 전망치 상향 기대

17일 실적 발표, AI지출 흐름 지표중 하나로 꼽혀
TSMC의 EUV대량주문과 중국 구형 장비 주문 증가
사진=REUTERS
첨단 반도체 노광장비 공급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이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감소할 전망이지만 신규주문 급증으로 향후 실적 지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수요일에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ASML은 AI칩에 대한 급증하는 수요로 주요 고객인 TSMC등이 주문을 늘림에 따라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도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이전 세대 반도체용 노광장비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EG 가 집계한 16명의 분석가들은 2분기 평균 60억 4,000만 유로(9조1,000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14억 1,000만 유로(2조1,300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매출 69억유로에 순이익 19억4,000만유로였다.

미즈호의 분석가 케빈 왕은 TSMC로부터 EUV 제품 라인에 대한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서 ASML의 수주액만 2분기에 컨센서스보다 훨씬 높은 50억 유로(7조5,4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1분기말 기준으로 380억 유로규모의 주문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즉 2025년 매출을 300억~400억 유로 범위의 상단으로 보기 위해서는 매 분기 40억~60억 유로의 신규 주문이 필요하다.시가총액이 약 4,000억 유로(603조3,900억원) 에 달하는 ASML은 2024년을 "전환기"로 보고, 2025년에는 수요 급증에 힘입어 강력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초까지는 실적이 부진했으나 주문량이 증가하면서 하반기부터 실적의 대폭적인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ASML은 TSMC가 스마트폰과 AI 칩을 위한 가장 복잡한 칩을 만드는데 필요한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등 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대당 3억 달러에 달하기도 하는 이 회사의 첨단 장비는 납품 리드타임이 12~18개월이며, 삼성전자, 인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고객사와 협의해 조정한다.

구형 노광장비 분야에서는 일본의 캐논과 니콘 등이 경쟁업체로 꼽히며 최근에는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같은 중국 회사들도 첨단 리소그래피 도구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의 최첨단 노광장비 수출을 규제함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해 미국의 수출규제 직전에 ASML 장비를 앞당겨 주문했으며 이 수요가 회사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수출 제한으로 ASML의 최고 툴을 확보하지 못한 중국 칩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에 기존 ASML 장비 주문을 확대했으며 이것이 올 1분기 회사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주식예탁증서(ADR)은 이 날 개장전 거래에서 0.9% 상승했다. ASML의 ADR(ASML)은 올들어 45% 상승했고 주당 1,000유로(150만원)를 상회하는 역대 최고치에 가깝게 거래되고 있다.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이익의 약 40배에 해당하며 스톡스 유럽600 기술 지수의 평균 PER보다 높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