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휩쓸고 간 경기북부…"200㎜ 더 온다" 예보에 '긴장'(종합)

출근길 도로 침수로 통제되고 전철 한때 운행 중단…인명피해는 없어 17일 오전 시간당 100㎜의 폭우가 쏟아진 경기북부 지역에서 출근길 도로가 잠기고 전동차 운행이 한때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서 오후부터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가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오는 18일까지 200㎜의 비가 더 내리는 곳도 있다고 예보돼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경기북부 주요 지역 누적 강수량은 파주 판문점 358.5㎜, 연천 백학 208㎜, 남양주 창현 202㎜, 양주 남면 201.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전 8시 22분께 의정부 신곡 103.5㎜, 오전 7시 3분께 파주 101.1㎜, 오전 6시 21분께 파주 판문점 91㎜ 등 1시간에 100㎜ 전후의 집중 호우가 퍼부으면서 일대 도로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에서 당동IC로 진입하는 도로와 오전 8시 30분부터는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시내 지하차도가 통제돼 출근길 차량이 우회 운행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밖에도 양주시 남면 신사1교, 동두천시 덕정사거리 부근 도로 등 경기북부 도로 곳곳이 침수로 한때 통제됐다.

동부간선도로는 오후 1시부터 양방향 통행이 전면 재개됐으며, 복구 작업이 이뤄지는 대로 나머지 도로들도 속속 통제가 풀렸다.

구리시 동구릉 인근 북부간선도로에서는 도로 옆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흙탕물 위로 차량이 지나다녀 아찔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출근길 전동차가 운행을 멈추는 피해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에서, 이어 오전 8시 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됐다.

전동차 운행은 50분 만인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전 구간에서 재개됐다. 시간당 65㎜ 이상의 비가 내리면 코레일 지침에 따라 전동차가 인근 역사에 대기하며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

소방본부 측은 119신고 전화가 폭주하자 행정요원과 상황실 등에 인력을 추가로 긴급 투입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신고·문의 전화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해 남겨진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콜백'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까지 호우 관련 112 신고는 424건이 접수됐다.

이 중 침수신고는 침수차량 16건을 포함해 115건이었다.

특히 신호등 고장 관련 신고가 203건으로 가장 많았고, 토사 유출 21건, 교통사고 12건, 나무 쓰러짐 4건, 기타 69건 등이었다.

오전 11시 기준으로 경기북부 소방에는 호우 관련해 200여건의 119신고가 있었고 164건에 대한 출동 조치가 이뤄졌다.

이중 주택침수 20건, 토사 낙석 1건, 도로 장애 21건, 기타 6건 등 현장 조치가 완료됐다.

오전 10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지하차도에 갇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차량에서 경찰이 운전자를 구조했다.

앞서 오전 8시께는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집 안에 물이 들어차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조치하고 무사히 구조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1시를 기준으로 연천군을 제외한 경기북부 9개 시·군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연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오는 18일까지 60∼120㎜이며, 지역에 따라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밤부터 다시 구름대가 발달하면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면서 "특히 많게는 시간당 70㎜의 비가 오는 곳도 있겠으니 기상 정보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구름이 좁은 강수구역을 형성하면서 주변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실시간 교통 상황 변동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