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이후 EU와 첫 정상회담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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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해외 투자 감소 및 경제 침체 위기를 겪었으나 추후 EU와의 관계 재설정으로 경제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14년 만에 집권한 영국 노동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를 필두로 무역 및 안보 정책 분야에서 EU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와 영국 관료들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EU 회원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으로 추후 몇 개월에 걸쳐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은 2020년 브렉시트로 EU를 공식 탈퇴한 이후 공식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연 적이 없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2주 만에 유럽정치공동체정상회의(EPC)를 개최하며 유럽 회원국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오는 18일 영국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생가인 블레넘궁에서 유럽지도자 약 50명을 초대해 EPC를 개최해 관계 개선 의사를 밝힐 전망이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EPC를 언급하며 "영국과 유럽의 관계를 재시작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FT는 이번 회의에서 노동당의 영·EU 관계 개선 의도는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샤를 미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PC 중간에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계획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EU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이번 EPC가 실질적인 효용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유럽의회 본회의와 일정이 겹쳐 EU 핵심 참모들이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열리는 유럽의회 본회의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하는 투표가 치러진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EPC에 대한 EU의 기대는 상당히 낮다"며 "영국 정부가 집권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회의의 실질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PC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노동당 취임 이후 영·EU 관계는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EU도 영국의 움직임에 반색했다. 한 EU 고위 관리는 "영국이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FT에 말했다. 다만 EU에서는 영국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무역 협정에서 EU의 특정 부문만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