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과수원용 자율주행 로봇 개발…제초·운반·방제 '척척'

2027년까지 실증 거쳐 상용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제초 로봇이 과수원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이 과수원에서 잡초를 뽑거나 과일을 나르고, 방제 작업을 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과수 농가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에는 고정밀 위성항법장치와 레이저 센서(LiDAR), 영상장치 등이 장착돼 있다. 종류는 제초·운반·방제 등 세 가지다.제초로봇은 최대 시속 3.5㎞로 시간당 0.4㏊를 제초할 수 있다. 운반로봇은 최대 300㎏을 적재할 수 있고, 분사노즐 16개가 탑재된 방제로봇은 시간당 0.6㏊를 방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봇은 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제초로봇은 레이저 센서를 활용해 1.5m 이내에 과수, 작업자 등 장애물이 있으면 10cm 내외에서 정지한 후 장애물이 치워지면 다시 작업을 수행한다. 또 바닥에 접촉식 정지 장치가 탑재돼 로봇이 물체와 닿으면 바로 정지된다.

방제로봇은 작업 중 약제가 떨어지면 보충하는 위치까지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 운반로봇은 작업자를 따라다니며 수확물이나 농기구 이송 등 작업을 수행한다. 집하장 등 작업자가 지정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셔틀 기능도 적용됐다.농진청은 농업 로봇을 상용화하고, 농가 생산성 향상이나 안전사고 최소화 등 농작업 편이성을 검증하기 위해 2027년까지 현장 실증을 추진한다.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인구감소로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식량 안보를 지키려면 로봇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농업·농촌에 필요한 로봇을 개발하고 농가에 빠르게 보급, 확산해 농가 소득 증대, 편이성 제공 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