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는 온누리상품권 쓰는데"…혼선 자초한 중기부 [관가 포커스]

사진=한경DB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공공)배달앱에서 온누리상품권 사용 허용을 검토한 바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중기부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지난 15일 배포한 보도 해명자료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공공배달앱에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는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였다.
과연 그럴까. 본지 취재 결과 중기부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대구로’에선 지난 4월부터 플랫폼 내에서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 온누리상품권은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전통시장 및 영세상점 전용 상품권이다. 상품권을 구매할 때 10% 할인이 적용돼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대구로 앱에 접속하면 개인이 보유한 신용·체크카드를 온누리상품권 앱에 등록하고, 계좌이체를 통해 금액을 충전할 수 있다. 이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등록한 카드로 결제하면 충전한 금액이 차감된다. 공공배달앱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온누리 상품권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은 대구로 앱에 별도 표시된다.

대구시는 온누리상품권을 공공배달앱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사실상 앱에 링크를 걸어뒀다. 주무 부처인 중기부 동의를 받지 않아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공공배달앱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주무 부처인 중기부에 연유를 물어봤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에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하는 건 중기부가 허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 해명자료는) 중기부 차원에서 공공배달앱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건 검토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로 앱의 온누리상품권 결제에 대해선 “전통시장관 안에서만 쓸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온누리상품권 취지에 어긋나진 않는다”고 했다. 다른 지자체도 얼마든지 자체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기부가 앞뒤 맥락을 빠뜨린 채 오해 소지가 큰 보도자료를 내면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해당 자료는 중기부 뿐 아니라 관계부처 공동으로 낸 자료라는 점에서 정부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중기부가 해명자료를 내는 과정에서 충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는 자료를 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민지혜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