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새마을금고도 한은과 RP거래…유동성 공급 속도 빨라진다

57개사 공개시장운영 참여
6개 중앙회도 RP매매 가능
유동성 위기 대비 효과
사진=뉴스1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상호저축은행 중앙회와 7개 자산운용사가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새롭게 선정됐다. 이들은 한은과 직접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한은은 이번 대상기관 확대로 통화정책 유효성이 높아지고, 유동성 위기시 빠른 지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시중은행 등 57개사를 공개시장운영 대상 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37개사에서 6개 중앙회, 자산운용사 등 20개사가 늘었다. 종류별로 보면 ‘통화안정증권 경쟁입찰·모집 및 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 23개사, ‘환매조건부증권매매’ 대상기관 44개사, ‘증권대차’ 대상기관 10개사 등(중복 선정 가능)이다. 이들 기관은 다음달부터 1년 간 한은의 공개시장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대상기관 선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6대 중앙회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이들 기관은 그동안 RP거래를 하기 어려워 운용사나 은행 신탁상품 등을 통해 자금을 운용해왔다. 이번 대상기관 선정으로 각 중앙회들은 이런 번거로운 절차 없이 직접 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한은 RP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대규모 예금인출 등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기도 수월해진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사태 때는 중앙회가 국채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기반으로 자금을 빌릴 창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한은은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RP거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나설 수 없었고, 결국 시중은행이 새마을금고와 RP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자금이 공급됐다. 이번 RP매입 대상기관 선정으로 각 중앙회는 보유 국채 등을 담보로 한은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 케이비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7곳이 새로 추가됐다. 한은은 이들의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을 RP로 흡수해 콜금리 등이 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