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의 둘째딸' 수미타 김, 한국 첫 전시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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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맨션나인서유명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누군가의 아들·딸’로 불리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천경자 화백(1924~2015)의 차녀 수미타 김(김정희·70)은 자신의 삶이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미국으로 이민을 택한 것도, 연방공무원으로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한 것도 ‘천경자의 딸’이 아닌 ‘수미타 김’으로서의 독립적인 주체성을 찾는 여정의 일환이었다.
7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하지만 40대에 접어들어 그가 마침내 도달한 곳은, 어머니와 똑같은 화가의 길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뒤늦게 미술 공부를 한 뒤 1999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피 때문인지, 어머니가 예술혼을 불태우던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갈 길이 미술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 수 있었다.”서울 역삼동 맨션나인에서 열리고 있는 ‘VESTIGE_존재의 리좀’은 수미타 김이 1999년 이후 25년간 그려온 작품 세계를 펼친 전시다. 김 작가의 첫 번째 한국 전시로, 총 35점의 작품이 나왔다. 그는 “모국인 한국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올해는 천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과거에는 ‘천경자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지만, 막상 서울 전시가 결정됐을 때는 어머님의 탄생 100주년을 한국에서 기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며 “작품을 할 때는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작가정신을 존경하고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7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