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0.03초 만에 에어백 '팡'…현대모비스, 세계 첫 개발

PBV 특화 에어백 2종 세계 첫 개발
현대모비스가 목적기반차량(PBV)에 특화된 에어백 2종을 18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일반 차량보다 내부가 상대적으로 넓고 다양한 실내 디자인이 가능한 PBV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들이다. 해외시장의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도어 장착형 커튼에어백(사진)’은 사고 발생 0.03초 만에 아래에서 위로 펼쳐진다. 기존의 커튼에어백이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것과는 정반대다. PBV는 뒷좌석 승하차용으로 슬라이딩 도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 경우 차량 천장에 문을 닫는 구조물이 있어 에어백을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도어 장착형 커튼에어백은 북미 교통안전국(NHTSA)의 이탈경감표준(FMVSS 226)을 충족할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앞으로 개발되는 PBV의 경우 개방감을 강조하며 측면 유리창이 더욱 커지는데, 현대모비스의 에어백은 사고 발생 시 탑승객이 창문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안전하다는 의미다.
‘자립형 에어백’은 에어백 하부의 지지력만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현재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에어백은 30도가량 기울어져 있는 전면 유리창이 에어백을 지지하며 충격을 흡수한다.

반면 PBV는 직각에 가까운 전면 유리창이 팽창된 에어백과 멀리 떨어져 있어 힘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자립형 에어백은 쿠션과 전면부의 지지력만으로 탑승객을 보호할 수 있게 설계됐다. 북미 신차평가프로그램(NCAP) 기준 가장 높은 등급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PBV는 이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으로 만들어지는 신개념 이동 수단이다. 전기차 플랫폼 위에 무엇을 얹는지에 따라 승용차와 화물차, 택시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 로보택시, 무인화물 운송, 움직이는 비즈니스 공간뿐만 아니라 호텔과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PBV 시장 규모는 내년 130만대에서 2030년 2000만대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PBV 성격의 전기 상용차 플랫폼 ST1을 지난 3월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아는 내년 첫 중형 PBV인 PV5 양산을 시작으로 대형 PV7, 소형 PV1 등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