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의 여장남자 조정석 "날 못 알아본 사람들, 짜릿했죠"
입력
수정
여성으로 변장해 직장 생활하는 남성 연기…"하이힐 신고 뛸 때 힘들어"
다음 달엔 '행복의 나라'도 개봉…"그땐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은 여객기 조종사로 잘 나가다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남성 정우가 어떻게든 재취업하려고 여성으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우 역을 맡은 배우 조정석(44)은 여성으로 분장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갈색의 기다란 가발, 하얀 원피스, 하이힐 구두 차림을 하고 거리로 나선 정우는 뭇 남성의 눈길을 사로잡는 미모의 여성이다.
"그때 촬영 현장에서 저와 좀 떨어져 있던 분들은 누군지 못 알아보더라고요. 제작진이 아닌 행인들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못 알아볼 정도였죠. 너무 짜릿했어요.
"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파일럿' 예고편을 본 사람이 여장한 정우가 배우 최강희와 닮은 듯하다는 댓글을 단 것을 봤다며 "누나(최강희)한텐 너무 죄송하지만, 정말 영광이었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의 느낌도 난다는 말엔 "대박"이라고 화답했다.
아내인 가수 거미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조정석은 "'진짜 예쁘다'고 해줬다"며 쑥스러워했다.
정우는 감쪽같이 여성으로 변장해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등 실수를 연발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조정석은 '파일럿'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정우 역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캐릭터가 너무 신선하게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그 캐릭터에 대입하게 될 때가 있다.
이 작품이 그랬다"며 "정우가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조정석은 촬영을 앞두고 체중을 7㎏ 줄였고, 여성적인 느낌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가발과 옷의 조합을 찾는 분장 테스트에만 2∼3일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하이힐 구두를 신고 거리를 달리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며 "촬영을 여름에 시작했는데, 가발을 쓰면 땀이 차고 답답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조정석의 여장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에서 남성으로 살다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눈을 뜨고 여성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로커를 연기했다.
조정석은 "'헤드윅'의 배역은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드래그퀸(여장한 남성 성소수자)이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그대로 내도 됐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며 "내 목소리의 가장 높은 음역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건축학개론'(2012), '관상'(2013), '엑시트'(2019) 등에서 인상적인 코믹 연기를 펼친 조정석은 이번에도 코미디에 남다른 소질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말장난 개그 같은 것보다는 어떤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코미디를 좋아한다"며 "그러려면 혼자서는 안 되고, 다른 배우와 함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코미디는 앙상블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최고의 코미디는 슬랩스틱(과장된 몸짓을 중심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이라고 생각한다"며 "슬랩스틱을 잘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조정석은 "일단 영화는 관객이 재밌게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재미란 곧 공감이다.
스릴러든, 액션이든, 공포영화든, 관객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여름 극장가에선 조정석이 주연한 영화가 두 편 개봉한다.
'파일럿' 개봉 2주 뒤인 다음 달 14일에는 그가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행복의 나라'가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에서 조정석은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군인의 변호인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올여름 두 영화가 같이 개봉할 줄은 몰랐다"며 "분위기가 많이 다른 작품인데, 그땐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다음 달엔 '행복의 나라'도 개봉…"그땐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은 여객기 조종사로 잘 나가다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남성 정우가 어떻게든 재취업하려고 여성으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우 역을 맡은 배우 조정석(44)은 여성으로 분장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갈색의 기다란 가발, 하얀 원피스, 하이힐 구두 차림을 하고 거리로 나선 정우는 뭇 남성의 눈길을 사로잡는 미모의 여성이다.
"그때 촬영 현장에서 저와 좀 떨어져 있던 분들은 누군지 못 알아보더라고요. 제작진이 아닌 행인들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못 알아볼 정도였죠. 너무 짜릿했어요.
"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파일럿' 예고편을 본 사람이 여장한 정우가 배우 최강희와 닮은 듯하다는 댓글을 단 것을 봤다며 "누나(최강희)한텐 너무 죄송하지만, 정말 영광이었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의 느낌도 난다는 말엔 "대박"이라고 화답했다.
아내인 가수 거미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조정석은 "'진짜 예쁘다'고 해줬다"며 쑥스러워했다.
정우는 감쪽같이 여성으로 변장해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등 실수를 연발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조정석은 '파일럿'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정우 역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캐릭터가 너무 신선하게 느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그 캐릭터에 대입하게 될 때가 있다.
이 작품이 그랬다"며 "정우가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조정석은 촬영을 앞두고 체중을 7㎏ 줄였고, 여성적인 느낌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가발과 옷의 조합을 찾는 분장 테스트에만 2∼3일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하이힐 구두를 신고 거리를 달리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며 "촬영을 여름에 시작했는데, 가발을 쓰면 땀이 차고 답답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조정석의 여장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에서 남성으로 살다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눈을 뜨고 여성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로커를 연기했다.
조정석은 "'헤드윅'의 배역은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드래그퀸(여장한 남성 성소수자)이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그대로 내도 됐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며 "내 목소리의 가장 높은 음역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건축학개론'(2012), '관상'(2013), '엑시트'(2019) 등에서 인상적인 코믹 연기를 펼친 조정석은 이번에도 코미디에 남다른 소질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말장난 개그 같은 것보다는 어떤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코미디를 좋아한다"며 "그러려면 혼자서는 안 되고, 다른 배우와 함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코미디는 앙상블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최고의 코미디는 슬랩스틱(과장된 몸짓을 중심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이라고 생각한다"며 "슬랩스틱을 잘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조정석은 "일단 영화는 관객이 재밌게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재미란 곧 공감이다.
스릴러든, 액션이든, 공포영화든, 관객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여름 극장가에선 조정석이 주연한 영화가 두 편 개봉한다.
'파일럿' 개봉 2주 뒤인 다음 달 14일에는 그가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행복의 나라'가 개봉할 예정이다.
이 영화에서 조정석은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군인의 변호인 역을 맡았다. 조정석은 "올여름 두 영화가 같이 개봉할 줄은 몰랐다"며 "분위기가 많이 다른 작품인데, 그땐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