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서 24조원 '잭팟'…원전株 환호 [인사이트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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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브리핑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전날 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증권가에선 이제 국내 원전 관련주가 상승 동력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합니다. 김 기자, 관련 내용 전해주시죠.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 코리아'가 24조 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눈앞에 두게 된 겁니다. 세부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한수원이 사실상 신규 원전 2기를 수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내년 3월까지 세부 조건을 체코 정부와 조율한 뒤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입니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 만한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증권가에선 주요 원전주 가운데서도 이번 수주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종목들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 수주로 설계·운전·정비 등 원전 생태계 전반에서 2029년 착공부터 향후 17년 이상 일감 공급이 지속할 수 있어서입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24조 원으로, 순수 공사비는 13조 원으로 추정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두산에 너 빌리티는 주기기와 설비를 담당하며 8조 5,000억 원의 공사비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한전기술은 계통설계를 통해 3조 6,000억 원을, 시운전·정비를 하는 한전KPS는 1조 7,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전망입니다
관련 종목의 주가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서도 오늘 3종목 모두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장 초반 한때 많게는 25%까지 치솟았습니다. 현재 상승분은 일부 반납했지만, 신규 수주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입니다. 올 들어 이들 종목 대부분이 10~30% 오르며 차익실현 우려감이 있었습니다. 오늘 장에선 여전히 매수심리가 강한 모습입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향후 원전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겠죠?
대신증권은 “이번 소식은 정치적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유럽 시장에서 K원전의 가격과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KB증권은 "유럽 지역의 신규 원전 입찰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영국과 네덜란드, 폴란드, 튀르키예 등 유럽 주요국이 원전을 주요한 무탄소 전원으로 보고 원전 수주 입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원전 규모는 현재 396GW(기가와트)에서 2050년 916GW까지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봐도 된다는 거죠?
증권가에선 탈탄소 기조도 원전이 재평가 받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또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당시 원전의 산업 부활을 선언했던 만큼 재선 기대감도 원전주에 호재입니다. 게다가 확산하고 있는 AI 산업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은 "AI 수요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 문제를 원전이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원규기자 w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