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레퍼토리가 흥행할 상인가"… 국립극장 새 시즌에 창극 '수양' 포함

국립극장 2024-2025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 발표
총 61편으로 관객 만날 준비
박인건 극장장 드라이브 건 신작 '수양' 눈길
국립극장이 한국적 정서를 극대화한 창극과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용 등 독창적 소재의 신작을 소개했다. 국립극장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28일부터 내년 6월 29일까지 이어질 2024-2025 레퍼토리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새로운 시즌에는 신작 23편, 레퍼토리 작품 8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공연 16편 등 61편의 공연이 구성됐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전통을 기반으로 창작 작품을 선보인다는 국립극장 정체성과 관객이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신작으로는 국립무용단이 준비한 '행 플러스마이너스(+-)', 국립창극단의 '수양', '이날치전'이 눈에 띈다. 국립극장의 새 시즌 개막작이기도 한 '행 플러스마이너스(8월 29일~9월 1일)'은 우리의 전통춤에 익숙한 무용수들의 동작에 현대무용을 입혀 재해석한 무대다. 어르고 맺고 푸는 한국춤의 정형화된 움직임을 다양한 방식을 해체한 뒤 새로운 동작을 가미했다는 것. 안무는 한국무용계의 대모로 불리는 안애순 씨가 담당했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전통에 대한 당찬 도전이라는 국립무용단 홈페이지 문구처럼, 한국 전통춤이 민족춤에 머물러있지 않고 새로운 컨템퍼러리 작품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이날치전'
국립창극단은 한국식 오페라인 창극의 매력을 극대화한 새로운 작품 2편을 마련했다. 조선 후기의 명창 이경숙의 삶에 주목한 '이날치전'은 오는 11월 공연을 앞두고 있다. 우리 소리를 신명나는 놀이판으로 구성했다. 이날치는 명창이 되기 전 줄광대로 살았던 이경숙의 별명이다. 전통예술단체 '창작하는 타루'의 정종임 대표가 연출을, 방송작가 윤석미가 극본을 맡았다.

조선 7대 왕 세조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다룬 '수양'은 내년 3월 무대에 오른다. 박인건 극장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이다. 여러 사극에서 악인으로 그려졌던 세조를 보다 입체적인 모습으로 그려낼 예정이라고. 창극단의 <리어> 등을 집필한 유명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담당했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이날치전에서는 우리의 전통 연희를 창극에 녹이고, 수양도 원작 없는 창작물이라 작가들이 많은 고민을 하며 극본을 써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2번째 시즌제를 이어오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은 레퍼토리 작품도 준비를 마쳤다. 특히 오랜만에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창극단의 스테디셀러 공연 '변강쇠 점 찍고 옹녀(9월 5일~15일)'은 5년만에, 국립무용단의 대표 작품인 '향연(12월 9일~25일)'도 6년 만에 관객을 찾아간다.향연은 2015년 초연 후 3개년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한국무용계의 역사를 다시 썼던 작품이기도 하다. 종교무, 민속춤, 궁중무용 등 11개 전통 춤을 한국의 사계절로 표현하는 공연이다. 이밖에 연말 인기 공연인 마당돌이도 5년만에 부활했다. 지난 10년간 공연된 마당놀이 심청·춘향·놀보·춘풍이 온다 등 4개 작품의 주요 대목을 엮은 '마당놀이 모듬전'이 오는 11월 29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열린다. 배우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이 출연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인건 극장장은 자체 콘텐츠 강화 소신도 밝혔다. 그는 "공연장의 얼굴은 콘텐츠"라며 "내년부터 달오름극장에서 대관공연을 하지 않고 자체 기획공연과 공동 기획공연을 올려, 제작 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극장의 2024-2025 레퍼토리 시즌의 세부 사항은 국립극장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