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앞세운 이유 있었네…수요 폭발에 '몸값 12조' 대박

'최민식·최우식vs 손흥민'…여름 성수기 플랫폼 모객 경쟁

상장·매각 전 몸값 올리기라는 분석도
여기어때, 앱MAU 야놀자 바짝 추격 중
사진=야놀자 제공
여행 플랫폼이 유명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마케팅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몰린데다 3분기(7~9월) 여름휴가, 황금연휴를 앞두고 모객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 끌어들이기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상장과 매각 등을 앞두고 몸값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탄탄한 실적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연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앞서 외신 보도를 통해 야놀자는 4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예상 기업가치는 70억~90억 달러(약 9조6000억~12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델라웨어 주에 100% 출자 법인인 야놀자 US LLC를 설립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국제 자본시장을 이끌었던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놀자는 더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위해 국내 증권시장 대신 미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영업이익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사진=여기어때,야놀자
여기어때 최대 주주인 CVC캐피탈은 매각을 준비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매각 주관사다. 예상 몸값은 1조원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2019년 8월 CVC캐피탈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3000억원이었다. 일각에선 야놀자처럼 상장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놀자의 10조원대 밸류 달성 가능성이 나오는 등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양사는 상장 매각과 관련해 "밝힐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실적을 탄탄하게 쌓아 올리기 위해 마케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놀자는 배우 최민식, 최우식을 앞세운 '최신식'에 키워드를 두고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앞서 걸그룹 EXIT 하니의 '초특가 야놀자'로 인기를 끌었던 광고는 초특가를 강조했다면 이번 광고를 통해 최신 여행 트렌드도 잘하는 여행플랫폼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회사 측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혜택을 '최신식'으로 정의해 최신 여행기준을 제시하고 고객이 최선을 다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사진=야놀자
여기어때는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끌었던 광고 CM '여기어때 송'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일본 베트남 태국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각국 현지인과 함께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베트남에선 박항서 전 감독도 깜짝 등장한다. 여기어때 측은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손흥민과 함께 전 세계인과 자유롭게 소통하게 하는 여행의 유쾌함을 표현했다"고 했다.두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면서 여행플랫폼 앱 이용률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여행플랫폼 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총 969만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8배 늘었다. 이 가운데 야놀자가 390만명, 여기어때가 370만명이다.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차이를 전월 30만명에서 20만명으로 줄이며 1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각종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 야놀자는 해외숙소 전용 캔슬프리 프로모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예기치 않은 문제로 여행을 취소하게 될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다.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교통·날씨 문제가 발생한 경우, 개인적 사유에도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
사진=여기어때
여기어때는 모델 손흥민을 내세운 '손세이셔널' 한 성수기 이벤트로 매주 화, 목요일마다 국내 숙소 특가, 반값 해외 항공권, 항공+숙소 할인 등 다양한 여행 상품을 소개한다. 방문 증가세가 이어지는 일본, 소도시 싱가포르 중심으로 프로모션 혜택도 확대했다.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3분기 성수기를 맞아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상황이지만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소비 심리 위축으로 예약률이 줄어드는 등 엔데믹 이후 급격했던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차별화된 상품군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