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올해 해외기술유출 범죄 80% 이상 중국행”

사진=뉴스1
국내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급증해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기술 유출 범죄 중 검찰로 송치된 사건은 총 12건으로 전년 동기(8건) 대비 50% 증가했다.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기술 유출 사건 송치 건수는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 송치된 전체 기술 유출 사건은 47건이며 이 중 해외 사건이 25.5%(12건)였다. 주목할 점은 해외 기술 유출 사건 12건 중 10건이 ‘중국행’이라는 점이다. 그중 4건은 반도체 기술 유출이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던 중국 국적 직원이 반도체 공정 핵심 기술을 약 3000장 출력해 화웨이로 빼돌린 사건이다. 피의자는 지난 4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한국 지사 에스볼트가 2020년 고려대에 위장 연구소를 차리고 삼성SDI와 SK온 등이 보유한 전기차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사건도 적발됐다. 피의자는 1월 검찰로 넘겨졌다.국내 기술 유출 사건 가운데 기계 분야 사건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유출 사건은 반도체가 4건, 디스플레이가 3건이었다. 국수본은 피의자가 국내 기술을 유출하고 받은 급여와 체류비용 등을 기소 전 추징 보전해 상반기에만 2개 사건에서 4억7000만원을 환수했다.

상반기 송치된 전체 기술유출 사건을 죄종별로 구분하면 부정경쟁방지법이 33건(70.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산업기술보호법 9건(19.1%), 형법(배임) 4건(8.5%) 등이 뒤를 이었다.

유출된 기술 유형은 국내사건의 경우 기계(8건·23%), 정보통신(6건·17%) 순이 가장 많았고 반면 해외 사건은 반도체(4건·34%), 디스플레이(3건·25%) 순으로 나타났다. 유출 수법은 전형적 방법인 전자 우편(13건·29%)과 USB(9건·19%)를 비롯해 외장 하드(8건·17%), 클라우드(5건·11%) 등으로 파악됐다.피해 기업은 중소기업(38건·80.9%), 유출 주체는 내부인(38건·80.9%)이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유출 의심 사례를 목격했다면 국번 없이 ‘113’ 또는 경찰청 홈페이지에 개설된 ‘온라인 113 신고센터’로 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