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온 대표 "합병은 장기 성장성 유지하기 위한 교두보"(종합)

SK이노 자회사 SKTI·SK엔텀 합병 관련 구성원 대상 설명회
"성장성·안정성 갖춘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변화할 것"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하 SKTI), SK엔텀과의 합병에 대해 "앞으로 10년 후에도 차별적 우위를 가지면서 장기 성장성을 유지하는 강건한 SK온이 되기 위해서는 교두보가 필요하다"며 "SK온의 성장성과 SKTI·SK엔텀의 안정성을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CEO는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사옥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합병 관련 설명회를 열고 "시너지를 공동 창출해서 미래 성장가치를 향유하는 구조로 합병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설명회는 공시 직후 온오프라인으로 열렸으며, 현장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구성원들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온과 SKTI, SK엔텀 등 3사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SKTI와 SK엔텀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이 CEO는 설명회에서 "3사 간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원소재 공급 경쟁력을 갖추고 트레이딩과 스토리지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온이 매년 매출이 2배씩 증가하는 빠른 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전기차 전방 수요 부진에 따라 성장률이 많이 꺾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동화는 정해진 미래라고 확신한다"며 "전동화에 따라 배터리 산업 역시 정해진 미래"라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별적 경쟁우위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운영 측면의 리더십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고객 맞춤형 폼팩터·케미스트리(양극재·음극재 소재) 개발을 통한 고객사 풀 확대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이 CEO는 "SK온의 성장을 믿고 두 회사가 한 식구가 된 것에 대해 지금 하는 일을 더 가열차게 해서 비전을 이뤄야겠다는 부담도 갖게 된다"며 "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아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해야 할 일을 선명하게 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는 SK온은 이번 3사 간의 합병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합병 3사의 매출액 규모만 작년 기준 62조원에 달한다.

SK온은 개선된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장 증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각형과 원통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의 기술 역량을 갖추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박상규 사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SK온이 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를 잘 확보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온은 지난 1일자로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흑자 전환 달성 시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한 상태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SK온 사장이) 적절한 타이밍에 구성원과 협의해 (임금 동결 종결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의 기업공개(IPO)는 예정대로 2026년 말까지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IR) 자리에서 "합병 이후 SK온의 IPO에 대한 변동 사항은 없다"며 "IPO 일정은 2026년 말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등 3사의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다음 달 27일 열린다. SK온과 SKTI의 합병 기일은 11월 1일, SK온과 SK엔텀의 합병 기일은 내년 2월 1일로 각각 예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