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면 '20억' 버는 아파트 등장…"현금 9억 들고 오세요"

'20억 로또' 반포 원펜타스 청약 공고
전용 84㎡ 최고 분양가 23억3300만원
"전셋값 높이기 어려워 현금 9억은 필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가 청약 일정에 돌입했다. 사진=한경DB
막대한 시세차익이 예상돼 '20억 로또'로 기대를 모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청약 공고가 나왔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 20억원 내외 시세차익이 예상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후분양 아파트란 점을 고려해 자금 마련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일정 시작…29일 특별공급 접수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래미안 원펜타스가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이날 공고했다. 오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진행, 다음달 7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이 가운데 292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17억4610만원, 전용 84㎡가 23억3310만원이다. 그 외에 △전용 107㎡ 29억7590만원 △전용 137㎡ 37억8870만원 △전용 155㎡ 42억4477만원 △전용 191㎡ 51억9990만원 등이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데, 2021년 감정평가를 받은 택지 가격을 바탕으로 분양가가 산정되면서 일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됐다.

특히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는 20억원 내외의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옆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43억원(1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이틀 뒤인 29일에도 전용 84㎡가 43억원(9층)에 팔렸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도 지난달 전용 84㎡가 42억5000만원(18층)에 손바뀜됐다.

치열한 청약 경쟁도 예상된다. 반포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이 단지 청약을 위해 전세 만기를 조정한 고액 세입자가 적지 않다"며 "청약통장 가점이 얼마 정도면 당첨되겠느냐 등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최근 시세 차익이 7억원인 과천 청약에서도 만점 통장이 2개 나오지 않았느냐"며 "원펜타스는 같은 면적에서도 시세 차익이 10억원은 넘어간다. 만점 통장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가 청약 일정에 돌입했다. 사진=한경DB
이달 과천에서 분양한 '과천 디에르트 퍼스티지'에서는 최고 84점(만점) 가점이 2건 등장했다. 주변 시세보다 약 7억원 저렴한 가격에 청약자가 몰려든 결과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더 큰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30억6000만원(14층)에 팔렸다.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59㎡를 분양받으면 12억원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전세로 잔금 충당 제한적…현금 9억원은 필요

다만 후분양 아파트이기에 계약금 지급 이후 약 2개월 뒤 잔금을 내야 하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실거주 의무로 인해 전셋값을 인근 시세만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내달 7일 당첨자 발표 후 19일부터 21일까지 계약을 진행한다. 이때 계약금 20%를 내야 한다. 전용 84㎡를 23억3310만원에 분양받았다면, 계약금은 4억6662만원이다.

잔금 80%인 18억6648만원은 입주 지정기간인 10월 20일까지 내야 한다. 아파트가 위치한 반포동의 전용 84㎡ 전세 시세는 15억~17억원 수준이다.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일부 충당할 수 있지만, 시세를 모두 받긴 어려우리라는 것이 일선 개업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실거주 의무 유예기간 3년 뒤에는 당첨자가 실거주해야 하는 탓이다. 실거주하지 않으면 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강제 반납해야 한다.한 개업중개사는 "지금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곤 하지만, 그 가격은 2년 연장이 전제된 액수"라며 "세입자 입장에서 길어도 2년 반 정도 살고 나가야 하는 아파트에 비싼 전셋값을 모두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사도 "2년 뒤 나와야 하는 전세물이라는 점이나 2개월 동안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용 84㎡ 전셋값은 14억원 내외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 일부를 대신하더라도 계약금과 잔금,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청약자가 현금 9억원 정도는 조달해야 한다"며 "로또라고 무조건 청약하기보단 자금 계획을 세운 뒤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래미안 원펜타스는 이날부터 사이버 모델하우스 운영을 시작한다. 방문 가능한 실물 모델하우스는 없으며, 개별적인 아파트 방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