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사건, 尹이 기소"…한동훈 발언 또 구설수

한동훈, 토론서 나경원 패스트트랙 질문에
"그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이다"
나경원 "입이 시한폭탄" 원희룡 "헬마우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폭로했다가 진땀을 뺀 한동훈 후보가 이번에는 "그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또 구설에 휘말렸다.

한 후보는 지난 18일 KBS 주관 5차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나 후보로부터 "마치 제가 사적인 청탁을 한 것처럼 말해서 상당히 놀랐다. 패스트트랙 사건 기소가 맞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한 후보는 "신중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드렸다"면서 "그때 그 기소를 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법에 따라 기소된 것"이라고 답했다.한 후보가 윤 대통령을 거론한 이후 경쟁 후보들은 물론 반한(반한동훈)계는 일제히 한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패스트트랙 사건 폭로 논란에 전격 사과한 지 하루 만에 또 공격당하고 있는 것이다. 나 후보는 19일 페이스북에서 "패스트트랙 기소에 대한 한 후보의 입장을 묻는데,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을 썼다"며 "잘한 거는 '나 혼자 다 했다'면서 늘 잘못된 것은 윤 대통령 탓이고 당 탓인가. 한 후보의 입이 시한폭탄"이라고 했다.
원희룡,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원희룡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헬마우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패스트트랙 가짜 사과로 동료 의원과 당직자 등 당원들의 가슴을 후벼파더니, 이제는 대통령까지 끌어들인다"며 "한 후보는 당 대표가 아니라 당원으로서도 자격 미달"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서 "나 홀로 살기 위해 물귀신처럼 누구라도 물고 들어가는 그 작태로 어찌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겠나. 재잘대는 입만 문제가 아니라 정신 상태도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7일 C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으냐"고 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데,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가 이 사건의 공소 취소를 청탁했다고 폭로한 것이다.이후 당내에서 원내·외와 계파를 가리지 않고 한 후보를 향해 일제히 비판이 쏟아지자, 한 후보는 결국 사과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법무부 장관이 개별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면서 "당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말하고 아차 했다. 이 얘기를 괜히 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