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핏대 올린 與 당권주자들, 이젠 '당심'만 남았다

22일까지 당원투표·여론조사

나경원 "韓 검사체질 안 고쳐져"
원희룡 "동지 간에 얘기 나누겠나"
한동훈 "그런 말씀할 자격 없다"
19일 마지막 방송토론회에 나선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 /뉴스1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회가 고성과 삿대질 속에 막을 내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요청’ 폭로를 놓고 경쟁 후보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동훈 후보도 강하게 맞서면서다.

19일 국민의힘은 서울 목동 SBS에서 ‘7차 당 대표 방송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7일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재판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원희룡 후보와 나 후보의 공격이 빗발쳤다. 나 후보는 “대화를 폭로하는 검사 체질이 고쳐지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원 후보는 “진영을 해체하는 부작용과 동지 간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정말 나눌 수 있겠느냐는 심각한 의문과 비판을 낳고 있다”고 했다.한 후보는 이날 역공을 취하며 태세 전환했다. 먼저 원 후보에게 “저와 영부인 사이의 문자를 왜 폭로했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세 번째(윤석열 대통령)는 안 그러겠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답해달라”고 말했다.

나 후보를 향해선 “나 후보가 당시에 당직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공소 취소를) 제게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후보가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냐. 똑바로 말해 보라”며 언성을 높이자, 한 후보는 수차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사건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부탁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시겠냐”고 되물었다.

토론이 끝나고도 다툼은 이어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관련 발언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 일이라고 치부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당원들께서 함께 분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과연 동지인가, 우리라는 생각이 있느냐는 점에서 아주 큰 물음표를 (한 후보가) 스스로 던졌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한다. 21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거친 뒤 23일 결과를 발표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한다. 19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투표율은 29.9%를 나타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4.7%포인트 낮은 수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