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핏대 올린 與 당권주자들, 이젠 '당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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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당원투표·여론조사신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마지막 TV토론회가 고성과 삿대질 속에 막을 내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요청’ 폭로를 놓고 경쟁 후보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동훈 후보도 강하게 맞서면서다.
나경원 "韓 검사체질 안 고쳐져"
원희룡 "동지 간에 얘기 나누겠나"
한동훈 "그런 말씀할 자격 없다"
19일 국민의힘은 서울 목동 SBS에서 ‘7차 당 대표 방송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7일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재판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원희룡 후보와 나 후보의 공격이 빗발쳤다. 나 후보는 “대화를 폭로하는 검사 체질이 고쳐지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원 후보는 “진영을 해체하는 부작용과 동지 간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정말 나눌 수 있겠느냐는 심각한 의문과 비판을 낳고 있다”고 했다.한 후보는 이날 역공을 취하며 태세 전환했다. 먼저 원 후보에게 “저와 영부인 사이의 문자를 왜 폭로했냐”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세 번째(윤석열 대통령)는 안 그러겠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답해달라”고 말했다.
나 후보를 향해선 “나 후보가 당시에 당직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공소 취소를) 제게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후보가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냐. 똑바로 말해 보라”며 언성을 높이자, 한 후보는 수차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사건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부탁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시겠냐”고 되물었다.
토론이 끝나고도 다툼은 이어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관련 발언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 일이라고 치부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당원들께서 함께 분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과연 동지인가, 우리라는 생각이 있느냐는 점에서 아주 큰 물음표를 (한 후보가) 스스로 던졌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한다. 21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거친 뒤 23일 결과를 발표한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한다. 19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투표율은 29.9%를 나타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와 비교하면 4.7%포인트 낮은 수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