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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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대통령은(중략)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고무시켰습니다.
우리의 고통과 분열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링컨처럼 '우리 본성의 천사들(링컨의 표현 차용)'에 의해 감화받도록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
대표적 친트럼프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한때 부통령 후보군에 끼었던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는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이같이 인용했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는 이번 대회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게티즈버그 연설을 약간 비틀어서 사용하고 싶어졌다.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전당대회"였다고.
전당대회의 주목적이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하고 수락 연설을 듣는 것이니 '트럼프의 전당대회'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리고 일가족이 주요 찬조연사와 주최측 핵심인사로 나섰으니 '트럼프에 의한' 또는 '트럼프가(家)에 의한' 전당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했다.
트럼프의 두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손녀인 카이 트럼프(17세), 예비 맏며느리 킴벌리 길포일(도널드 주니어의 약혼녀),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 등이 나흘간의 전당대회 '프라임타임' 때 연설했다.
특히 트럼프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으로서 이번 전당대회를 실질적으로 준비한 명실상부한 '주최측'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대는 '불사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전대였다고 해도 과함이 없어 보였다.
이번 전대가 '사법 리스크(4건의 형사기소와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 관련 유죄평결 등)'에 따른 정치생명의 위기는 물론, 지난 13일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으로 '물리적 생명'의 위기까지 돌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거대한 헌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최측은 대회 중 매일 한 차례씩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회장 등장 모습을 대형 전광판을 통해 중계했는데, 그것을 본 당원들은 열광했다. 총격으로 다친 귀에 거즈를 붙이고 나온 트럼프를 향한 기립박수와 환호, 눈물을 보면서 당원들의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최측은 총격 사건으로 더욱 강해진 이 '정서적 유대감'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대회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굴에 피를 흘리는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몇차례 걸쳐 대형화면을 통해 보여줬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 때 피격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하나님이 나의 편"이라며 자신의 출마를 정치의 영역을 넘어선 일로 규정하려 시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찬조연설자로 나선 사람들은 앞으로 공화당이 나아갈 바에 대한 제언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칭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연사들의 '찬사'가 나올 때면 행사장 대형 화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립박수 모습이나 흐뭇한 표정을 포착했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11월19일, 링컨은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게티즈버그 전투(1863년 7월) 전사자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불과 2분짜리 연설을 통해 갈기갈기 찢어진 미합중국의 통합과 새로운 탄생의 비전을 말했다.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도 93분간의 수락 연설에서 "불화와 분열의 치유"를 거론하며 통합을 강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말했다.
정치 입문 이후 분열과 불신, 상실감과 분노의 틈을 파고들며 지지세를 넓혀온 그가 이번 연설에서 시사한 대로 '통합의 정치'를 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다만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전당대회를 보면서 그가 통합과 반대되는 길을 갈 때 그것을 비판하고 견제할 당내 세력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연합뉴스
우리의 고통과 분열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링컨처럼 '우리 본성의 천사들(링컨의 표현 차용)'에 의해 감화받도록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
대표적 친트럼프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한때 부통령 후보군에 끼었던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주 주지사는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5일(현지시간)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이같이 인용했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는 이번 대회의 성격을 규정하면서 게티즈버그 연설을 약간 비틀어서 사용하고 싶어졌다.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전당대회"였다고.
전당대회의 주목적이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하고 수락 연설을 듣는 것이니 '트럼프의 전당대회'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리고 일가족이 주요 찬조연사와 주최측 핵심인사로 나섰으니 '트럼프에 의한' 또는 '트럼프가(家)에 의한' 전당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했다.
트럼프의 두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손녀인 카이 트럼프(17세), 예비 맏며느리 킴벌리 길포일(도널드 주니어의 약혼녀),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 등이 나흘간의 전당대회 '프라임타임' 때 연설했다.
특히 트럼프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으로서 이번 전당대회를 실질적으로 준비한 명실상부한 '주최측'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대는 '불사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전대였다고 해도 과함이 없어 보였다.
이번 전대가 '사법 리스크(4건의 형사기소와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 관련 유죄평결 등)'에 따른 정치생명의 위기는 물론, 지난 13일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으로 '물리적 생명'의 위기까지 돌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거대한 헌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최측은 대회 중 매일 한 차례씩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회장 등장 모습을 대형 전광판을 통해 중계했는데, 그것을 본 당원들은 열광했다. 총격으로 다친 귀에 거즈를 붙이고 나온 트럼프를 향한 기립박수와 환호, 눈물을 보면서 당원들의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최측은 총격 사건으로 더욱 강해진 이 '정서적 유대감'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대회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얼굴에 피를 흘리는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몇차례 걸쳐 대형화면을 통해 보여줬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 때 피격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하나님이 나의 편"이라며 자신의 출마를 정치의 영역을 넘어선 일로 규정하려 시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찬조연설자로 나선 사람들은 앞으로 공화당이 나아갈 바에 대한 제언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칭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연사들의 '찬사'가 나올 때면 행사장 대형 화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립박수 모습이나 흐뭇한 표정을 포착했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11월19일, 링컨은 가장 치열한 전투였던 게티즈버그 전투(1863년 7월) 전사자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불과 2분짜리 연설을 통해 갈기갈기 찢어진 미합중국의 통합과 새로운 탄생의 비전을 말했다.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도 93분간의 수락 연설에서 "불화와 분열의 치유"를 거론하며 통합을 강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말했다.
정치 입문 이후 분열과 불신, 상실감과 분노의 틈을 파고들며 지지세를 넓혀온 그가 이번 연설에서 시사한 대로 '통합의 정치'를 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다만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전당대회를 보면서 그가 통합과 반대되는 길을 갈 때 그것을 비판하고 견제할 당내 세력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