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친 임신하자 낙태 권유한 후 잠적한 30대

男 "유부남 아냐…필리핀 가서 육아하겠다"
女 "말도 안 돼…원하는 건 양육비가 전부"
사진=JTBC 사건반장
필리핀 여자친구가 임신하자 돌연 잠적해 논란이 된 30대 한국 남성이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유부남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나이를 20대로 속인 것에 대해 "나이를 속인 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생각 없이 만남 앱에 20대로 설정해놓은 거고 피해 여성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A씨는 '유부남에 2명의 아들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비밀번호 설정이 안 된 휴대전화를 분실했는데 그걸 주운 누군가 거주지, 결혼 여부, 자녀 등 모두 거짓으로 장난을 친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필리핀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당시에 대해 "처음엔 조금 의아했다"며 "쓰레기 같은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친자 확인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친자 확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며 "이미 얼굴이 팔렸기 때문에 한국에선 일을 못 한다. 필리핀으로 가서 그녀와 육아하며 열심히 살아보겠다"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임신 7개월 차인 필리핀 여성 B씨(23)는 A씨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제가 진실을 알기 때문"이라며 "전 그를 여기로 오게 하지 않을 거다. 저는 그가 필요 없다. 제가 원하는 건 양육비, 그게 전부다. 그가 더 이상 여기로 돌아올 이유는 없다"고 비판했다.B씨에 따르면 B씨가 19세 때 A씨를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났고 당시 A씨는 자신을 20대라고 소개했다. 이 여성은 A씨가 1년에 한 번씩 태국에 7~14일가량 머무르며 B씨 가족과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는 결혼 얘기를 자주 꺼냈고, B씨는 올해 1월 아이를 갖게 돼 A씨에게 임신 테스트기 사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입장을 바꿔 낙태를 권유하더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돌연 잠적하더니, 연락에도 응하지 않고 SNS 계정도 삭제했다고 B씨는 밝혔다. 그러다 B씨는 지난 3월 A씨가 데이팅 앱으로 다른 필리핀 여성을 만나려 꾀어냈는데, 이 여성이 자기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튜브 채널 '미스터원의 필리핀 라이프'는 추적 끝에 'A씨가 40대 유부남으로, 자식까지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한국 망신이다", "저렇게 태어난 코피노는 무슨 죄가 있나", "피해 여성이 또 있는 거 아닌가" 등 반응을 보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