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수요둔화에도 2분기 최대실적 가능성↑

현대차 4.3조원·기아 3.7조원 등 합산 영업익 8조원 돌파 전망
재빠른 생산조정·판매믹스 개선 등 영향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로의 재빠른 생산 비중 조정과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을 이어온 데 따른 것이다.
21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이용해 최근 한 달 치 증권업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현대차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3조9천939억원, 4조2천7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2분기(매출 42조2천497억원·영업이익 4조2천379억원)보다 각각 4.1%, 1.0%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당시 처음으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이 맞아떨어질 경우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같은 그룹사인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27조7천90억원, 3조7천608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매출 26조2천442억원, 영업이익 3조4천30억원보다 각각 5.6%, 10.5% 늘어난 것이다.

예상이 현실화하면 기아도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직전 최대 매출은 작년 2분기 26조2천442억원, 최대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3조4천257억원이었다. 여기에다 13.6%라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기아가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4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예상 영업이익을 합치면 8조404억원으로, 이러한 예상이 적중할 경우 두 회사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영업이익 8조원' 고지에 오르게 된다.

올해 1분기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9천831억원이었다.

아직 자동차업계 최대 성수기인 3·4분기가 남은 것을 고려하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넘어 30조원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에도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실적 기록을 쓰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자 현대차그룹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가 투싼, 싼타페 등 인기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늘리고, 기아가 올해 초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중장기 전략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 예다.

또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믹스 개선, 예상보다 우호적인 환율, 원자재 가격 안정화 등이 더해지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선진 시장인 미국 판매량도 크게 증가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실적을 놓고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그룹의 최대 시장인 미국의 자동차 수요 둔화가 가장 큰 우려로 지목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예정대로 올해 10월 가동될 경우 전기차 캐즘에 맞물려 고정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그룹은 하이브리드 차종 생산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기아가 EV3 등 중저가 전기차 모델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하반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리즈의 첫 모델인 'PV5'를 출시하는 것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 송선재 연구원은 "차종과 지역 믹스 효과가 유지되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 효과를 통한 견조한 성장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전기차 전용 모델들의 순차적 투입과 북미 전기차 완공 등으로 친환경차 입지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