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에 사자마자 물렸다"…2000원대 된 HB인베스트먼트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올 초 상장 HB인베스트먼트
상장일 고점서 주가 80% 폭락

사측 “딥테크·반도체 등 투자
1~2년내 청산 예정 조합도 4개
분기별 기관 IR 등 시장과 소통 강화”5년간 연평균 이익률 50% 육박
황유선 대표 “3년내 시총 2000억 자신”
Getty Images Bank.
올 초 1만원대에 매수한 개인투자자 어쩌나.

지난 1월 25일 코스닥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이하 HB인베) 주가가 반년 만에 공모가(3400원) 밑으로 떨어졌다. 당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838 대 1과 일반 투자자 청약 경쟁률 893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청약 증거금도 2조5290억원이 몰렸지만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 상장 반년 만에 고점서 80% 폭락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195원으로 상장일 고가(1만1400원) 대비 80.75% 폭락했다. 상장일 시가(1만100원)는 공모가의 3배 이상에서 출발해 1억1582만9101주의 거래량이 터졌지만 이후 별다른 반등이 없어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HB인베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금융을 제공하는 벤처캐피털이다. 1999년 튜브인베스트먼트㈜로 출범했고, 2012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한 업력 24년의 대한민국 1세대 벤처캐피털이다. 2000년 100억원 규모의 1호투자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현재 벤처투자조합 18개를 운용하고 있다. 18개 펀드의 총 출자약정액은 6132억원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테크·반도체 제조, AI(인공지능)·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디지털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자해 벤처기업의 성장 및 발전을 도모하고 기술개발 촉진과 산업구조의 고도화, 고용창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7일 회사 관계자는 사업 내용에 대해 “재무적 안정성 및 지속적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기업 위주로 투자한다”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B인베스트먼트 사무실 입구. HB인베스트먼트 제공

올해 10% 이상 성장 정조준 … 5년간 연평균 영억이익률 48%


올해 10% 이상 성장(전년 대비)을 위해 전 직원이 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에 청산 예정인 조합이 4개다”며 “해당 조합 청산 실적이 매우 높고, 운용자산도 성장세라 1~2년 내 퀀텀 점프 가능성도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 매출 54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05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48.89%다.

사측은 올해 운용자산 1500억원을 예상하며 벤처펀드 조성 때 운용사 의무 출자금(GP) 비율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GP는 책임운용을 위해 내는 비용인데, 비율이 높아질수록 회수 수익도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 PE(사모펀드) 라이선스도 취득해 세컨더리 투자 및 경영권 인수 등 투자 분야 확대를 통해 사업 모델을 다양화하겠다”고 자신했다. HB인베는 어떻게 돈을 벌까. 벤처캐피털은 잠재적으로 기술력이 높지만 자본과 경영 여건이 취약한 연구개발, 기업 설립 초기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에게 자금과 경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추후 인수합병(M&A), 상장(IPO) 등을 통해 투자 자금을 회수한다. 벤처캐피털은 은행과 같은 자금 대출이 아닌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방식의 대표적인 투자자로서 벤처 생태계 혁신을 이끈다.
지난 1월 25일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코스닥 상장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 제공
HB인베의 사업 구조는 크게 펀드조성(자금 모집), 투자 및 관리, 투자회수로 이어지는 단계를 갖추고 있으며, 추가로 투자재산의 분배 및 해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벤처캐피털의 투자활동 시작은 투자 재원의 조달이다. 조합 설립의 출자자인 조합원은 정책기관, 금융기관 등으로 구분되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주요 출자자는 정책기관으로 볼 수 있다. 정책 자금의 출자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정책적인 지원사항으로 벤처기업의 특성상 높은 리스크와 장기간의 투자를 요한다는 점에서 자금조달의 키는 정책지원이다. 이 외에도 각종 연기금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자금이 있으며 개인 및 기관 투자자도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서 조합 출자를 통해 조합원으로 참여 가능하다.

조합 및 펀드의 결성을 통해 모집된 자금은 해당 조합의 설립에 따른 규약 또는 정관을 통해 조합 결성 시 설정된 주요 투자 분야에 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각 조합 및 펀드는 설립 시 운용인력이 선임되는데 투자심사인력은 차세대 유망기술, 신사업 수요, 전략적 제휴기업, 벤처관련 기관 등의 산업적인 부분과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투자 대상을 발굴하며 대상 기업의 기술, 사업화 능력, 재무적 요인 등 다방면의 검토 및 심사를 거쳐 뭉칫돈을 넣는다.

투자도 중요하지만 투자 기업의 사후관리가 핵심이다.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사업 확장 및 해외 진출 등 경영 및 제반 요소에 있어 역량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벤처캐피털 및 심사역이 파트너로서 투자 기업의 경영 및 관리에 도움을 준다. 추가로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 주선을 통해 기업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한다.

투자조합 및 펀드의 투자자금 회수 주요 경로는 IPO, M&A, 세컨더리 시장(Secondary Market·투자 대상 기업을 다른 사모펀드 등에 매각) 등이 있다. IPO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 시장에 투자 기업을 상장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상장에 따른 높은 수익률 등을 고려 시 가장 선호되는 방법이다. 다만 IPO까지 많은 시간과 다양한 절차가 필요해 성공률은 높지 않다.

M&A의 경우 기존 시장의 확대, 신시장 개척 등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인수를 원하는 기업에 투자 기업을 매각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세컨더리 시장은 투자 지분을 다른 벤처투자자 등에 매각에 수익을 극대화한다.

마지막으로 배분 및 해산 방식은 조합 및 펀드 재산의 투자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 및 출자 원금은 조합원 총회의 결의에 따라 분배한다.
HB인베스트먼트 주가 주봉 그래프 캡처.

황유선 대표 “3년 내 시가총액 2000억 이상 기업 될 것”


총 주식 수는 2710만7010주로 최대주주는 에이치비콥(지분 29.51%) 외 특수관계인 5인이 지분 56.59%를 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27%로 유통 물량은 30%가 조금 넘는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8만922주에 그칠 정도로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사측도 고심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에 상장해서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의 주가 부양책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해 회사 본질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관 상대로 분기별 IR을 진행하고, 주기적인 보고서와 보도자료 배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주주와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우수 인력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 기업에 간접 투자하면서 회수에 따른 높은 실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HB인베가 보유한 포트폴리오가 150개 이상으로 분산 투자되어 있어 리스크를 헤지할 수도 있다. 위험 요인으로는 한국 벤처캐피털의 경우 출자 사업을 정부가 주도해 투자 자율성에 한계가 있고,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시장 변동의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는 점이다.

황유선 HB인베 대표는 “3년내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며 “신규 조합 추가 결성을 통해 운용자산을 1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회사 실적 극대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PSP, 뷰노, 바이오플러스, 크래프톤, 압타바이오 등 성공적으로 엑시트했다”며 “올해와 내년은 수확의 시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밀리의서재, 코어라인소프트, 케이웨더, 에스바이오메딕스, 슈어소프트테크 등 13개 기업 자금 회수 중이다”며 “이에 따른 성과 보수는 올해 및 내년에 반영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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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